1만원 경락기준 최고 4000원 빠져, "우리가 봉이냐" 반발
감귤류중 최고 상품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한라봉이 최근 본격 출하기를 맞았으나 가격하락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상자당 공제비가 평균 경락가의 40%까지 차지, 농가를 울리고 있다.한라봉 3kg 1상자당 평균 1만원에 경락됐다면 4000원이 공제비로 빠져나가 실제 농가의 손에 들어가는 돈은 6000원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이 6000원도 생산에 따른 인건비와 농자재비를 빼면 수중에 떨어지는 돈은 거의 없다는 게 농가들의 주장이다.
계통출하를 꺼리고 있는 이유다. 실제로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폭락하면서 일부 한라봉 재배농가(고접농가)들은 소과를 10kg 상자에 포장, 중간상인을 통해 공영도매시장에 유통되고 있다. 이는 더욱 한라봉 가격을 밑으로 떨어뜨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계통출하된 10개들이 한라봉 3kg 1상자가 최근 2400원까지 나왔다. 이 경우 상자공제비를 빼게 되면 오히려 마이너스다.
한라봉 상자당 공제비용을 보면 도매시장 상장수수료 8%-15%, 상자대 800-880원, 선과료(작업비) 500-800원, 운송비 950-1100원(서울 기준-항공료), 기타 80원-100원 등 상자당 적게는 3350원에서 4000원 이상의 공제비가 빠지고 있다. 특히 도매시장 법인 이사회 의결로 결정되는 상장수수료와 운송비가 전체 상자공제비의 50%를 차지, 도매시장에서의 상장수수료가 최고 7%P 크게 차이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출하수량이 감귤보다 적고 신선도 유지 등을 이유로 항공수송을 택하는 것도 공제비가 많이 들어가는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한 한라봉 재배농가는 “우리가 봉이냐”면서 “한라봉을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노력과 인건비, 약재비 등을 빼고 나면 실제 농가에 들어오는 돈은 적을 수밖에 없는데 여기에다 비싼 공제비를 제외하면 우리는 무엇을 먹고 살라는 말이냐”고 크게 반발했다.
농협 계통출하에 따른 상자공제비 조정과 함께 운송수단 변경 등 개선책과 함께 공제비 과다지급에 따른 농가소득보전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한라봉 가격이 하락하면서 공제비 부담은 농가의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라봉의 경우 2003년 재배면적이 973ha(농가수 1330)였으나 2004년 1101ha(농가수 2409), 2005년 1104ha(농가수 2537)로 크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생산량도 2003년 8636t에서 2004년 1만3363t, 2005년 1만5000t으로 증가했다.
행정당국에서 시설하우스 등 만감류 재배를 유도한 데도 큰 이유가 있다. 2003년 973㏊이던 재배 면적이 2005년 1104㏊로 12% 늘어난데 반해 생산량은 38%나 증가, 접붙이기 등 조기 생산으로 수익을 확보하는데 농가와 당국이 모두 급급해 소비자 기호를 맞추는데는 소홀했던 것으로 지적됐다.
지난해 제주도 감귤조례에 의해 당도 12도 이상, 산도 1.1 이하, 열매 하나당 무게 200g 이상 등 품질기준 정하는 등 강화했지만 비상품과 출하에 따른 단속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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