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여건상 학워보내기 곤란…"당국 나서야"
주부 강모씨(40ㆍ제주시 화북동)는 새학기 시작을 앞두고 고민에 빠져있다. 올해부터 주5일제 수업이 매월 2회로 확대되면서 자녀 관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입학생과 3학년이 되는 아들 둘을 둔 강씨는 맞벌이를 하고 있어 ‘놀토’가 늘어나는 것을 아이들처럼 반길 수 없다.
지난해 한달에 한 번인 토요 휴무일의 경우 아이들을 맡길 곳이 마땅히 없어 용돈만 쥐어주고 일터로 나갔으나 아이들은 끼니를 거른 채 문방구 게임으로 시간을 보내기 일쑤였다.
새학기부터 모든 초ㆍ중ㆍ고교가 매월 둘째, 넷째주 토요일에 쉬게 되면서 강씨처럼 저소득층이나 맞벌이 가정이 자녀관리를 놓고 걱정이 태산이다.
안정된 수입이 있는 맞벌이 가정의 경우 이른바 ‘학원돌리기’ 등을 통해 아이들을 기관에 맡길 수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들은 하루 종일 집에서 지내거나,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강씨는 “다른 아이들처럼 학원이라도 보내야 하는데 애가 둘이라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이러다가 우리 애들만 학력이 처지는 게 아닌지 걱정이 많다”며 교육당국이 토요 휴무제 확대에 따른 대책을 마련해 주기를 바랬다.
제주도교육청은 이와 관련, ‘방과후 학교’를 도입해 운영하고, 학교별 토요프로그램 운영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같은 방안은 그러나 아직 계획단계로 당장 학부모들의 걱정을 덜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교육부는 올해 운영결과를 놓고 월 2회 토요 휴무를 1년 더 연장하거나 내년부터 완전 주5일제를 실시하는 방안을 하반기에 확정할 예정이어서 효과적인 관련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도교육청 강상무 장학관은 “토요수업 휴무제에 따라 소외계층 및 맞벌이 부부 자녀 보호문제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쉬는 토요일에도 학생들이 학교에 나와 공부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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