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이어 농민단체도 반발…도 일방추진 화 불러
제주도가 특별자치도출범과 맞춰 동시에 추진키로 했던 행정조직개편 중간보고회 개최이후 비판여론이 거세지고 있다.제주도가 시.군 및 농업인 단체 등 각계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았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제주도의 이 같은 조직 재편안을 밀어붙일 경우 도의회 통과가 물 건너갔다는 우려의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우선 제주특별자치도 출범후 ‘제주 국회’역할을 하게 될 도의회 기구가 너무 초라하게 편성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도의회는 제주도가 본청 조직은 크게 늘리면서 의회기구는 사실상 현 체제를 유지, 의회경시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도의회의 불만과 불신은 양우철 의장이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토로하면서 불거지고 있다.
지난 23일 행정조직 설계연구용역 중간보고회 인사말에서 양 의장은 용역진에게 “고생했다는 소리보다 유감의 뜻을 먼저 전하겠다”면서“방대한 도의 조직에 비례해 제주도의회의 조직이 너무나 형편없이 만들어 졌다”고 혹평했다.
양 의장은 “도의회 행정조직이 고작 1담당관, 1담당 신설로 특별자치도의회가 책임성 있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심히 의심스럽다”면서 “특별법으로 보장된 정책자문위원제 말고는 의회사무처 조직이 변화된 것은 하나도 없다”고 노골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양 의장은 또 “한 때 이 보고회의 보이콧도 심각하게 논의했다”며 “왜 우리 도의회에서 이처럼 어처구니없는 보고회를 가져야 하는지 회의감이 돌고, 도의회가 거액의 예산을 들여 용역을 실시했는지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말해 앞으로 제주도가 일방적으로 추진해온 조직 개편안이 의회심의가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또 이번 제주도의 행정조직 개편안과 관련, 제주도농업기술원을 사실상 도심 한복판이나 다름없는 남군농기센터로 이관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농수산부서 등 행정조직과 달리 각종 연구사업과 농작물 실증재배 등을 주도해야 할 농업기술원이 제대로운 연구공간 조차 확보하지 못한 남군농기센터로 이관하는 것은 다분히 행정편의적인 발상이라는 주장이 농업분야 전문가들 사이에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도의 행정조직 개편안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지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농업인단체(회장 강인선)는 27일 오전 제주도가 내놓은 ‘농축산분야 개편안에 대한 문제’등에 대한 기자회견을 개최하겠다고 나서는 등 행정조직개편에 따른 후유증이 심상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따라 제주도가 과정의 투명성과 여과 없는 공개를 통한 도민의견 수렴과 시.군폐지로 가뜩이나 불안해 하고 있는 시.군 직원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을 경우 행정조직 개편은 난관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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