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외국 명문대학들이 분교를 설립하여 운영하면 제주도가 국제교육중심도시로 발전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세계적으로 공인된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면 인근의 일본 중국 등에서 제주도로 찾아오는 유학생이 많아질 것은 자명하다. 유학생들 외에도 국내에서 외국으로 유학을 가려는 학생들도 흡수할 수 있다. 이는 제주도의 위상을 드높이는 일이고 경제적으로도 많은 이점이 있는 사업이다. 그러나 도민들의 기대와 달리 실질적인 대학설립을 위한 투자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조지워싱턴대학 분교가 설립된다는 이야기는 있어왔다. 조지워싱턴대학은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워싱턴의 발의로 1821년에 설립된 대학이다. 국내에도 1400여명의 동문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버드나 예일 같은 아이비리그 대학들처럼 유명한 대학은 아니지만 제주도에서 성공적으로 분교를 설립하여 운영한다면 다른 대학들이 제주분교를 설립하는데 좋은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조지워싱턴대의 스티븐 조엘 트락텐버그(Stephen Joel Trachtenberg)총장이 제주분교설립을 찬성하지만 이사회에서 반대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조지워싱턴대학 측은 남군이 제시한 115만평이 대부분 생태계 3급인 부지로 30~40만평 정도 밖에 안 된다며 100만평을 더 요구했고 대학의 재정상태가 어려우므로 투자자 확보를 통해서 분교설립비용을 조성하겠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제주도와 조지워싱턴대학 측과의 협상은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교설립을 위해서는 대규모의 투자를 해야 하고 그 재원조달이 해결해야하는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된 것이다. 제주도에 투자를 하려는 주체는 당연히 이익을 추구하며 제주도는 상호이익실현이 가능한 방법을 찾아야한다는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제주특별자치도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됨에 따라 제도적인 면에서는 외국대학의 제주분교설립에 다소 유리하게 작용할 듯이 보인다.
‘제주특별자치도 대학운영 특례에 관한 조례’가 외국대학의 제주분교설립에 장애가 되는 대규모의 투자부담을 많은 부분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에서 최초로 기존 대학시설을 임대하여 학교를 운영 할 수 있고 전문대학도 대학설립기준을 갖춰서 학사학위과정을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이제까지는 외국대학이 독자적인 대학시설을 갖추고 대학교육과정을 운영해야만 했는데 앞으로는 제주에 있는 기존 대학시설을 임대하여 대학과 대학원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대규모의 투자를 해야만 하는 재정문제로 부담을 느끼던 외국대학들이 분교설립을 가속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조지워싱턴대학총장의 법률고문 월터 데이비드 와츠(Walter David Watts)와 이 대학의 현종민교수가 제주를 방문하여 대학원과 소규모 단기 외국어과정 설치문제를 논의했다고 한다. 외국대학의 분교설립이 초기에는 기존대학시설을 임대하여 소규모의 대학원이나 외국어 과정을 운영하는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어떤 형태로든 외국대학의 분교설립이 시작되고 발전하여 대규모의 외국대학의 투자가 실현되기를 바란다.
불균형적인 지역발전 문제로 우려되는 산남지역에 외국대학들의 분교가 많이 들어서면 인구유입이 가속화 되고 경제도 활력을 찾게 될 것이다. 제주도의 균형발전을 위하여 산남지역에 투자유치는 절실히 필요하다. 제주도에서는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수익사업과 고용창출의 기회를 만드는데 힘을 쏟아야한다.
산남지역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계기를 외국대학의 유치에서 찾을 수 있을는지도 모른다.
강 병 철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