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문학가 '오무라 마쓰오'
번역문학가 '오무라 마쓰오'
  • 제주타임스
  • 승인 2006.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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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문학은 원어로 된 외국문학을 다른 나라 말로 옮긴 문학이다. 외국문학은 그 쓰여진 원어로 읽는 것이 이상적이나, 개인의 언어능력으로 세계의 문학을 감상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번역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번역문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져 가면서, 한 나라의 문학 발전을 위해서 열린 자세와 상호교류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리는 여기에서 일본인 한국근대문학 연구자이며 번역문학가 오무라 마쓰오(大村益夫)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1996년 ‘제주도문학선’을 일본어로 번역·출판하였다. 여기에는 제주출신 작가 현기영·오성찬·정순희·한림화 등의 작품이 실려있다.
또 제주문학 연구에 대한 열정으로 제주에도 여러 번 다녀갔다.
특히 4·3 문학에 대한 그의  열정은 ‘한국땅에서도 사회적 모순과 혼란이 응축돼 있는 지역’ 제주에 대한 열정으로 승화되었다.
그는 또 “일본 전체의 모순이 오키나와의 아픔으로 드러나는 것처럼, 한국의 모습도 제주문학에 투영되고 있다고 본다.
내가 제주문학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다.”고 고백하기도 하였다. 한국말을 능숙하게 구사하면서 한국의 민족시인인 윤동주의 사적을 발굴 조사한 최초의 연구자이며, 제주문학을 일본에 본격적으로 소개한 최초의 일본인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그는 제주시선집(詩選集) 발간 준비도 서두르고 있다.
‘제주도문학선’을 내놓은 뒤 10년 가깝게 제주 시인들의 작품을 수집해온 그는, 지난 번 제주에 들렀을 때도 시내 서점에 들러 시집을 구입하기도 했다.
그는 처음 반일 저항시인 윤동주에 관심을 갖고 연구에 몰두하다가, 1985년 중국 조선족문학연구를 위해 연변대학 체재 중에 백두산에 올랐을 때 다음은 최남단의 제주도 한라산에 오르리라 마음먹었다.
그 결심대로 2년 뒤 한라산에 올라 백록담을 보고 나서 제주문학 자료를 모으기 시작하였다.
제주도가 여러 가지 의미에서 일본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 때문에 제주문학과 가까워졌다 고백하기도 하였다.
1985년 중국 연변 용정중학교를 찾아 윤동주 시집 한 권을 전했고, 그 부근에 있는 윤동주 묘를 처음으로 발견했으며, 2001년 한국어 첫 저서인 ‘윤동주와 한국문학’을 묶어내어 한국근대문학의 산맥으로 평가받기도 하였다.
윤동주에 관한 연구를 비롯해 개화기부터 카프문학을 거쳐 일제말기에 이르는 한국문학, 여기에다가 제주도와 북한문학을 거쳐 중국 조선족 문학 연구에 이르기까지 그는 한국문학의 시간과 공간을 가로지르며 의욕적인 작업을 펼쳐왔다.
윤동주의 일본 체험의 의미를 파헤친다거나, 그의 육필 원고와 기존 판본을 꼼꼼히 비교 연구하여 정본을 확정한다거나 하는 등의 실증적 작업도 마련해 놓았다.
그는 또 “한국전쟁이 일본인의 생활과 사상에 끼친 영향이 컸음에도 극소수 좌파 문인을 제외하고는 한국전쟁과 자신의 삶의 방식을 결부시킨 문인들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좌나 혹은 우 편향적인 우리의 소승적 민족문학론 풍토에 그의 남북을 균등한 시각에서 보고 있는 이른바 남북한문학 등거리연구방법론은 우리에게 시사하는바 매우 크다.
남 ·북한 모두 서로의 문학을 수용하려면 자신의 시각을 수정, 상대방 체제의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대학 강단이나 외국문학 전공자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번역에 대한 이론적인 논의가 지금처럼 문학 현장의 실제 번역활동과 유리된 채 자체적으로만 끝나서는 안 될 것이며, 서로에게 자극을 주는 상생의 관계로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하겠다.

김   관   후 (북제주문화원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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