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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지사의 ‘한나라당 탈당과 오는 5.31 도지사 선거 불출마 설 파문’이 제주정가를 강타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도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 중 당선가능성이나 지지도에서 현격한 차이로 부동의 1위를 견지하는 김지사의 ‘정계 은퇴설’은 심상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알려지기로는 김지사는 지난 14일 한나라당 중앙당 방문에서 푸대접(?)을 받고 돌아온 뒤 “당 소속 현직지사가 있는데도 한마디 언질도 없이 제주도지사 예비후보를 영입하고 사후 통보조차 없었으며 전략 공천설까지 흘리는데 어떻게 당에 남아 있을 수 있겠느냐”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고 이를 빌미로 ‘정계 은퇴 기자회견’까지 준비했었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김지사는 17일 오전 탈당을 했지만 지지자들의 강력한 만류로 불출마 입장을 유보한 상태지만 이와 관련한 확인되지 않는 각종 루머와 그럴듯한 시나리오가 새끼를 치며 시중에 유포되고 있다.
그중에 가장 설득력 있는 시나리오가 ‘탈당 명분 쌓기와 고도의 선거전략’이라는 설과 ‘열린우리당 영입 전략 후보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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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 명분 쌓기는 “어떤 경우에도 경선 불복이나 탈당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던 김지사가 한나라당에서 자기를 버렸기 때문에 탈당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인식을 극대화 시키고 동정심 많은 도민들의 정서를 자극시켜 동정표를 결집시키겠다는 고도의 선거전략이라는 것이다.
“김지사는 탈당은 했지만 불출마 등 정계 은퇴는 절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김지사의 탈당은 한나라당이 원인을 제공해 준 것이나 다름없다.
여기에다 뒤늦게 입당한 현명관씨까지 “도정에 목표가 없다”고 비판하며 김지사를 자극, 탈당명분에 일조했다.
그렇지 않아도 ‘경선 기피증’ 등으로 울고싶은데 뺨을 때려준 꼴이다.
다음은 ‘열린우리당 영입후보설’ 이다. 현재의 여론조사 결과 추세라면 김지사는 한나라당이든 열린우리당이든 무소속 후보로서든 해볼만한 싸움이라고 생각할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과는 이미 결별했다.
그렇다면 경우의 수는 무소속 출마냐, 열린우리당 영입후보냐, 두가지 뿐이다.
무소속 선거운동의 어려움을 모를리 없는 김지사로서는 열린우리당 영입후보가 된다면 최선이라고 여길수도 있을 것이다.
‘철새 정치인’등 도덕적 비난은 그후의 문제로 미뤄버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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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영입후보설’의 배경에는 몇가지 설이 뒤따른다.
김지사는 오늘(18일) 전당대회를 갖는 열린우리당 지도부 진입이 확실시 되는 정동영고문과 고등학교 동문이다.
그래서 정 고문이 직접 나설 것이라는 것이다.
여기에다 새 지도부 구성으로 5.31 지방선거 승리가 절체절명(絶體絶命)인 열린우리당으로서는 당선 가능성이 높은 인사영입에 올인할 것이 뻔하다.
김지사의 열린우리당 영입후보설이 나오는 배경이다.
우리는 여기서 특정정치인의 ‘철새 행태’나 정치도의에 왈가왈부 할 생각은 없다.
그것은 해당 정치인의 퍼스넬리티 문제며 유권자가 판단하여 평가할 문제다.
다만 사상 처음 시행되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초임 도지사가 특정정파나 정당에 의해 휘둘리지 않을까 걱정 될 뿐이다.
가능하다면 지금이라도 제주특별도지사나 제주특별도의원 만큼은 정당 공천 없는 선거를 통해 중앙정치권의 눈치를 보거나 간섭을 받지 않는 특별한 자치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썩고 구역질나는 추잡한 정치적 술수가 제주도를 썩게 하고 더럽힐까 봐서 하는 소리다.
정정당당한 선거문화를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