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세계대전 빨려든 대한민국…위기냐 기회냐
반도체 세계대전 빨려든 대한민국…위기냐 기회냐
  • 제주매일
  • 승인 2021.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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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국가 전략 세우고
투자·인력양성 나서야”
반도체 수급난에 멈춰선 현대차 아산공장.[연합]

 

세계의 열강들이 미래 안보·산업의 명운을 쥔 반도체를 놓고 양보 없는 전쟁에 돌입했다.

디지털 혁명의 쓰나미 속에서 이미 예견된 것이지만 올해 들어 반도체 품귀로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생산라인이 멈추면서 반도체 민족주의가 민낯을 드러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에서 표면화했듯 반도체는 단순한 상품이 아니다. 반도체 칩 없인 시민의 일상생활이나 공공인프라, 서비스나 첨단 제품 생산, 무기시스템의 운용은 불가능하다. 국가의 생존 필수품이자 포기할 수 없는 안보 자산이다.

미국 백악관이 12일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체와 자동차회사 등 글로벌 기업들을 불러들여 개최한 반도체 화상회의는 상당히 충격적이다.

이 회의는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함께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주재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반도체 웨이퍼를 들고 인사말을 했다.

백악관이 반도체를 단순한 상품이나 산업을 넘어 안보 자산이라는 점을 명백히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를 인프라라고 규정하면서 중국 공산당이 반도체 공급망을 재편하고 지배하려는 공격적인 계획을 갖고 있는데,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은 안보와 산업의 토대인 반도체 생산력의 72%가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과 대만, 일본 등 동아시아에 편중된 것을 우려한다. 미국의 생산 비중은 13%에 불과하다.

따라서 미국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자국이 필요로 하는 반도체는 전량 자국 내에서 생산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각각 세계 메모리와 파운드리 1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를 백악관 회의에 부른 것도 공장을 지으라는 압박이다.

비메모리 반도체 위탁생산은 대만의 TSMC55% 점유율로 압도적 1위이며 삼성전자는 16%대로 2위다. 시스템반도체인 자동차용 반도체 점유율은 2%에 불과하다.

박영준 교수는 우리 정부는 과거 10여년 이상 보수, 진보 정권 가리지 않고 반도체 연구개발(R&D) 투자에 인색해 대학의 경우 연구비가 없어 교수 초빙이나 인재 육성을 하기 어려운 잃어버린 10이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이는 돈과 사람이 넘쳐나는 미국이나 중국과 대비된다면서 정부가 전체적으로 반도체 산업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큰 그림을 그리고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기현 한국반도산업협회 전무는 미국, 중국, 유럽 모두 반도체 내재화에 총력을 쏟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면서 이번에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 자체의 위험성을 경험한 만큼 시스템반도체 등 우리 산업에 필요한 반도체는 모두 자체 생산한다는 각오로 정부 차원에서 개발을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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