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명 사상 ‘아비규환’ 위기에 빛난 시민 영웅들
60여명 사상 ‘아비규환’ 위기에 빛난 시민 영웅들
  • 김진규 기자
  • 승인 2021.0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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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버스 붕 떠” “살려 달라” 사고자 증언
일반인 사고 현장서 사람 살리려 온 힘 ‘구조 동참’

지난 6일 오후 제주대학교 입구 사거리에서 버스 2대와 트럭 2대가 연쇄 추돌로 6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최악의 사고와 관련, 사고자를 구조하려는 일반시민들이 자발적인 도움이 있었다.

이 사고는 산천단에서 제주시내 방향으로 운행 중이던 8.5톤 화물 트럭이 같은 방향으로 이동하던 시내버스 2대와 1톤 화물차를 잇달아 추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고 충격으로 버스는 임야로 추락해 전도됐다.

사고 버스 맨 앞좌석에 앉아있던 제주대학교 여학생은 사고 당시 경험을 대학 내 익명 커뮤니티에 올렸다.

이 여학생은 사고 직후 오른손과 머리카락이 버스에 깔렸다. 그는 “사고 직후 옆에 분과 함께 ‘살려달라’고 정신없이 외쳤다”며 “정신이 없고 너무 무서웠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어떤 분이 오셔서 오른 손을 잡아주며 ‘괜찮다’고 ‘구조대가 금방 올 것’이라고 다독여 줘 너무나 감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옆에서 함께 외쳤던 분은 의식이 없었다. 이분을 포함해 다들 무사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버스에 탑승했던 사고자는 “평소처럼 이어폰을 끼고 창문을 열고 바람을 느끼고 있었는데 갑자기 엄청 큰소리가 들리더니 (버스가)붕 떠서 앞으로 넘어졌다. 정신을 차려보니 뒤쪽에 앉았던 사람은 피도 많이 나고 의자는 뒤로 고꾸라져서 사람이 못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밖으로 나와 보니 어떤 분은 눕혀져 있었는데 의식이 없는 것 같았다. 지금도 무섭다”고 말했다.

사고를 목격한 일반인의 구조담도 있다. 그는 바이크를 타고 하교하다가 소리를 듣고 사고 현장으로 뛰어가 구조 활동을 했다.

그는 “장갑을 끼고 있어서 유리 파편을 손으로 치우고 차량으로 진입하기 위해 차량 문 위에 있던 의자 등을 던지 듯 치웠다. 한 분은 차량에 손이 끼어있어서 온 힘을 다해 미친 듯이 버스를 들어 올리려 했지만 힘이 부쳤다. 그래서 계속 ‘소방차가 왔다. 괜찮다’고 안심 시켰다”고 전했다.

이어 “또 다른 분은 온몸이 차량에 끼어 있었는데 말이 없었다. 말을 못하면 손가락이라도 움직여 보라고 했는데 반응이 없었다. 마침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에게 울부짖으면서 ‘여기 사람이 있다’고 외쳤다”고 했다.

그는 “인근에 있던 일반인 모두가 구조에 동참한데 감사하다”면서도 “집에 왔는데 3명이 사망했다고 하더라”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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