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지사 선거전 ‘급반전'
5.31지사 선거전 ‘급반전'
  • 정흥남 기자
  • 승인 2006.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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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지사, 앞으로 어떤길 택하나
김태환 제주도지가 사실상 한나라당 탈당을 굳힌 가운데 정계은퇴에 대한 입장까지 고수하면서 과연 김지사의 다음 행보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지방정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해초까지만 해도 차기 한나라당 제주도지사 후보로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던 김 지사.
그러나 최근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이 제주도지사 후보로 한나라당에 입당하면서 이 같은 상황은 완전히 뒤바뀌었으며 김지사의 향후 행보에 따라 올 5.31 제주지방선거전은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김 지사가 차기 도지사 선거전 불출마라는 정계은퇴를 고수할지 도민들과 정치권이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향후 김 지사가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을 예측해 본다.


첫 상황과 ‘다른징후’ 곳곳서 목격
정계은퇴 강행 가능성 반반

△불출마
김 지사는 지난 14일 밤과 15일 오전까지만 해도 오는 5월 지사 선거전에 불출마하는 방안을 적어도 내부적으로는 심각하게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같은 결심을 했는지 여부는 전적으로 김 지사 혼자만 알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김 지사의 한 핵심 측근은 지난 15일 오전까지만 해도 “지사가 결심을 꺽지 않고 있다”고 털어놨다.
김 지사는 한나라당 탈당과 함께 정계은퇴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기로 한 15일 오전 10시전후까지만 해도 이 같은 결정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상황이 조금씩 변하는 것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도청 강성근 공보관을 통해 이날 오후에 기자회견을 갖겠다고 발표했다.
김 지사는 이날 각계에 흩어져 있는 핵심 지지자들을 만나면서 불출마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김 지사는 16일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구좌읍 지역 각 마을 대표 등 100여명을 만난 자리에서 “제주도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겠다. 제주도민이 자존을 훼손시키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더 나아가 이날 “어제 기자회견을 하려고 했으나 지지자들이 회견 자체를 물리적으로 막으면서 혼자 결정하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면서 “많은 분들에게 송구스럽기 한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의 이 같은 표현은 다분히 김 지사의 15일 상황과 달라진 것이다.
김 지사는 이번 사태를 거치면서 자신의 지지세를 다시 한번 대내외에 과시하는 동시에 조직원들에게 긴장을 심어놓는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결국 최종 판단을 김 지사가 내릴 것이지만 현재의 상황으로 김 지사가 정계은퇴라는 극한 카드는 쓰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김 지사는 이와 관련, 16일 직원조회를 통해 “신상에 관련된 문제는 가급적 조속히 마무리 지을 방침”이라고 밝혀 내주 중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이 ‘탈당원죄’ 명분축적
지지세력 과시...건재 확인

△무소속행
김 지사의 무소속 행은 일부에서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의 한나라당 입당 직후부터 줄기차게 제기돼 온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의 하나다.
그런데 김 지사는 현 전 회장이 한나라당 입당식을 마친 직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에서 “한나라당은 민주정당으로 지사후보에 대한 경선을 실시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결코 한나라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지사직에 출마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지사의 이같은 공언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이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을 영입하면서 5.31제주도지사 선거전 보다는 ‘대선전략’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소문이 끊임없이 이어졌고 이 주장이 설득력을 얻을 때 마다 김 지사의 한나라당 탈당 가능성이 예고됐다.
김 지사는 한나라당에 대한 이같은 불편한 심기에 대해 15일 오후 “당 소속 현직 지사가 버젓이 있는데 단 한마디 상의도 없이 제주도지사 예비후보를 영입하고 사후통보 조차 없었으며 또 전략 공천설까지 흘리는데 내가 당에 남아야 할 이유가 무엇이냐”고 탈당을 사실상 기정사실화 하는 듯한 심기를 털어놨다.
김 지사는 이어 “지지자들이 만류하는 바람에 기자회견을 하지 못했지만 정말 먼곳에서 새벽에 집으로까지 찾아와 정말 깜짝 놀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특히 16일 도청 사무관급이상 직원들이 참석한 직원 조회 때는 “제주도민의 자존을 지킬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김 지사의 이 같은 일련의 발언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경우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도 1위를 기록하고 있는데다 특별한 잘못도 없는 자신을 배신’한 단초를 한나라당이 제공했다는 점을 부각시킨 뒤 무소속 출마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결국 선거전에서 한나라당 탈당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더라도 한나라당의 이같은 ‘원죄’를 부각시켜 유권자들의 비난을 모면하려는 의도로도 엿볼 수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공감대’ 연결고리
당내 반발등 선결과제 많아

△여당행
김태환 지사를 평가할 때 뒤따라 다니는 표현은 단연 ‘여당 지사 답다’는 것이다.
이는 김 지사가 제주특별자치도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지난해 시.군폐지를 주 내용으로 하는 행정계층구조 개편에 따른 주민투표를 결정하는 순간.
김 지사는 결국 같은 당 소속인 김영훈 제주시장과 강상주 서귀포시장과 대립각을 세워야 했다.
김 시장과 강시장은 사석에서 “특별자치도가 과연 누구의 정책”이냐고 김 지사를 비난하기도 했다.
이와 함깨 지난연말 이후 김 지사는 열린우리당 제주도당 위원장인 강창일 의원 등 지역출신 여당의원들과 열린우리당 중앙당 당직자들과 사실상 매주 1회이상 만나면서 제주특별자치도특별법을 협의했다.
당시 한나라당은 사립학교법 문제로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었으며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 일부에서는 김 지사의 이른바 ‘충성도’를 문제 삼기도 했다.
김 지사가 열린 우리당 입당은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
이미 지사출마를 선언한 3명의 예비후보가 있는데다 김 지사가 아무리 폭넓은 지지세력을 갖고 있고 또 ‘성향’이 비슷하다고 하더라도 기존 당원 등의 반발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열린우리당도 현재 거론되고 있는 후보들의 지지도가 정체상태를 보이는 등 5.31선거전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이길수 없다는 확실한 내부 판단이 설 경우 한나라당을 탈당한 김 지사를 영입하는 등의 ‘예상외의 카드’도 완전히 배제할 수 많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는 항상 살아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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