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화중학교가 제주4·3 73주년을 맞아 ‘다랑쉬 너머 부는 봄바람 평화로 잇다’라는 주제로 교내 세화4·3성 앞에 추모관을 열었다. 제주4·3과 현대사의 아픔을 함께한 ‘여순10·19’에 연대를 표하는 조형물이 설치돼 눈길을 끌고 있다.

추모관은 대한민국 현대사의 최대 비극인 4·3의 발발 원인과 상처, 아픔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학생자치회 주관으로 마련됐다. 제주4·3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평화와 인권의 감수성을 높이고, 여수에 주둔한 제14연대 병사들이 동족을 학살 수 없다는 명분으로 4·3 진압명령을 거부하면서 발생한 여순 10·19 해결에 도움을 주는 연대와 공유의 융합형 추모관이다.

설치된 조형물은 제주에서 여수까지의 거리 180㎞를 축소한 18m의 노란색 리본으로, ‘잊지않고 기억하겠다’는 연대와 공유의 의미를 담겨있다. 또한 붉은 동백꽃은 차가운 땅으로 소리 없이 쓰러져간 수많은 4·3의 영혼들을 상징한다.

배기준 학생자치회장은 “코로나19 때문에 학교 자체에서 추모관을 만들어 4·3희생자들과 4·3으로 인해 발생된 여순10·19 희생자들의 영혼을 달래 주고 싶어 만들었다”며 “정성들여 만든 만큼 지역사회의 주민이나 학생들도 많이 찾아와 주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송시태 세화중학교 교장은 “4·3특별법 전부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제주4·3의 해결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다랑쉬 너머 부는 봄바람’이 여순사건까지 평화와 인권의 숨결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강동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