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경쟁 등 4파전…경영악화 후유증도 심각
국내 정유 4사간 제주시장 점유율 확장을 위한 공방전이 달아올랐다.지난해 처음으로 제주에 진출한 현대오일뱅크가 낮은 가격을 무기로 유류가격하락을 주도하면서 제주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3월 농협제주지역본부와 5년간 석유를 독점 공급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 낮은 가격을 내세워 판매량이 많은 단위농협주유소에 석유를 공급하는 등 선발 정유사에 비해 유종별로 ℓ당 60-90원 낮게 공급, 가격경쟁력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석유협회에 따르면 실제 수송비 부담 등으로 서울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던 제주지역 휘발유 가격이 지난 1월 현재 ℓ당 1503원까지 떨어져 서울 1521원보다 18원 낮아지는 가격역전현상을 보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특히 올해안에 6-7곳의 주유소를 추가로 오픈, 시장점유율을 10%로 상향한다는 방침 아래 제주지역 공급가격을 더 낮출 방침이다.
시장을 잠식당한 SK,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선발3사의 계열주유소들은 최근 자영 주유소 협회를 발족하고 정유사를 상대로 석유 공급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건의문을 채택하는 등 정유사를 압박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현재 제주지역 정유사별 주유소 현황을 보면 SK 직영 11개소, 자영 55개소, 충전소 23개소 등 89개소, GS칼텍스 직영 6개소, 자영 53개소, 충전소 6개소 등 65개소, 에쓰오일 직영 2개소, 자영 32개소 등 34개소, 현대오일뱅크 직영 1개소, 자영 8개소(지역농협주유소 6곳 포함) 등 9개소로 총 197개소가 난립해 있다.
이 과정에서 정유사의 돈 된다는 말만 들은 채 여유자금없이 주유소사업에 뛰어든 신규업체 상당수의 경우 경영난에 봉착, 정유사나 대리점에 소유권이 넘겨져 직영점으로 전환된 사례도 발생하는 등 후유증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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