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형 미드필더 김남일(수원·29)과 이호(22·울산)가 매 경기 업그레이든 된 활약으로 '더블 볼란치(수비형 미드필더)' 시스템을 정착시켜가고 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12일 코스타리카전을 포함해 미국에서 가진 세 차례의 평가전을 통해 수비형 미드필더 김남일과 이호를 나란히 세우고 그 위에 공격형 미드필더를 세우는 삼각형 시스템을 시험 가동 중에 있다.
아직까지 완전하다고는 볼 수 없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포백 수비라인과의 호흡이 맞아 들어가고 있다는 점과 능숙한 커버플레이는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김남일과 이호는 12일 코스타리카전에서도 빠른 공수 전환을 앞세워 공격시에는 전진하면서 많은 찬스를 만들어냈고, 수비시에는 발빠른 수비전환으로 불안한 중앙 수비를 도와 포백 수비라인의 안정을 꾀했다.
코스타리카전과 LA 갤럭시전(9일)을 현장에서 중계방송한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수비가 불안한 현재 상황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나란히 세울 수 밖에 없다"며 "특히 우리보다 공격력이 강한 팀들이 나서는 월드컵 무대에서 공격형 미드필더 두 명을 세울 경우, 상대 공격을 막아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즉 아드보카트 감독이 독일월드컵에서 가져가고자 하는 미드필더 조합이 바로 더블 볼란치라는 설명.
아드보카트 감독은 중동과 홍콩에서 가진 평가전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를 좌우에 세우고 그 뒤에 수비형 미드필더 한 명을 놓는 역삼각형 형태로 미드필더진을 운용했었으나 최근 세 경기에서는 역삼각형 조합을 단 한번도 가동하지 않았다.
특히 10개월만의 대표팀 복귀로 관심을 끌었던 김남일은 2002 한· 일월드컵 때를 연상시키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오랜만의 대표팀 복귀로 날카로움이 덜했던 경기 감각을 되찾은 모습. 자신의 특기인 상대의 공격을 끊어 전방으로 찔러주는 감각적인 패스와 노련한 경기운영을 보여주고 있다. 이호 역시 90분간 지치지 않는 체력을 바탕으로 중원에서의 강한 압박과 적극적인 수비를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김남일, 이호의 더블볼란치가 완성된 시스템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포백 수비라인과의 톱니바퀴 같은 유기적인 움직임이 요구된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수비형 미드필더 두 명을 가동하는 가장 주된 이유가 중앙 수비의 보완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CBS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