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어린이집 아동학대 “4살 딸 ‘살려달라’ 호소했다”
제주 어린이집 아동학대 “4살 딸 ‘살려달라’ 호소했다”
  • 김진규 기자
  • 승인 2021.0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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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 등장 “철저히 수사 강력히 처벌해야”
가해자 지목 보육교사 5명·원장 손녀에 장애아까지 폭행

제주도내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원아를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이 문제가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이어지는 등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해당 어린이집 원장이 피해 아동들의 부모에게 연락해 사과하고 가해자로 지목된 보육교사를 배제했지만 파장은 쉽게 가라않지 않을 전망이다.

피해 아동 부모는 “4살 된 딸은 태어날 때부터 심장판막이 좋지 않고 면역력이 많이 떨어져 병원에서 오래 고생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어느 날부터 어린이집을 가기 싫어하고, 말도 잘 할 줄 모르는 아이가 ‘살려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때 확인 하지 못하고 이렇게 다른 원아의 피해 신고로 이제야 알게 돼 너무 후회되고 가슴이 아프다”며 이번 사건과 관련해 철저한 수사와 강력한 처벌을 청원했다.

제주경찰청은 보육교사 2명을 입건해 조사를 벌인데 이어 3명을 추가로 입건했다.

경찰 조사 결과 피해 원아도 10명에서 13명으로 늘었다. 이 중에는 원장의 친손녀·외손녀와 장애 아동도 포함됐다.

원장의 딸도 같은 어린이집 교사로 근무 중이었는데 그의 딸도 피해 아동 중 한명이었으나 동료 교사의 학대를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보육교사 2명이 아동에게 상습적으로 신체 학대를 가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해당 어린이집에 대해 지난해 11월 9일부터 지난 2월 15일까지 어린이집 CCTV 영상을 분석해 교사들의 원아 학대 정황을 확인했다.

녹화 영상에는 교사가 원아의 머리를 주먹으로 때리거나 뒤통수를 치는 등의 폭행 장면이 찍혔다. 귀를 심하게 잡아당기고, 아이가 간식을 먹지 않자 엉덩이를 발로 찬 뒤 아동이 바닥에 쓰러지자 한 손으로 질질 끌고 가는 모습도 담겼다. 교사에게 맞은 아이가 뒤돌아서서 혼자 울고 있는 모습도 확인됐다.

해당 어린이집 원장은 “관리자로 역할을 못한 책임을 전적으로 통감한다. 당장이라도 어린이집을 그만 두는 게 옳지만 그럴 수도 없는 실정”이라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한 명에 아이라도 피해 없이 제대로 된 보육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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