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 무너진 골목상권 살리기에는 역부족
“잡을 수 있을 때 확실히” 방역 규제 느슨 경계 시선도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내려진 영업시간 제한 조치가 완화된 첫날인 8일 밤 9시 제주시청 대학로는 표면적으로나마 활력을 되찾았다. 지난해 12월 18일 제주형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플러스 알파(+α)가 시행 이후 두 달여 만에 완화된 조치다.
8일부터 14일까지 식당과 카페 등 6종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이 밤 9시에서 10시로 1시간 연장되자 소상공인들은 “조금은 숨통이 트였다”는 분위기다.
화려한 네온사인과 경쾌한 최신 유행가는 모처럼만에 거리로 나선 손님들을 가게로 유혹하는 듯 했다. 코로나 사태 이전만큼은 아니지만 밤거리에는 제법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거리에 사람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을씨년스러웠던 전날과는 대조적이다.
카페 가게 손님 김모씨(44)는 “전날만 하더라도 습관적으로 시간을 확인했지만, 영업시간 연장으로 한결 여유가 생겼다”고 반겼다.
그러나 1년 간 지속된 코로나 사태로 인해 무너진 골목상권을 살리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제법 많은 손님들로 분비는 가게도 일부 있었지만 한두 테이블에만 손님이 있거나 단 한명의 손님도 없는 가게들도 태반이었다.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피로감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1시간 늘어난 영업시간을 두고 ‘그나마 다행이다’ ‘그것이라도 어디냐’ 라는 분위기도 있지만, “숨넘어가기 직전까지 방관했다가 죽기 직전 산소통만 씌워 준 격”이라는 냉소적인 반응도 있다.
스크린골프장을 운영하는 임모씨(44)는 “가게를 오픈하자마자 코로나19가 터져 큰 타격을 입었다”며 “업종 특성상 밤손님이 대부분인데 한 시간 연장된 게 얼마나 도움이 되겠느냐”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관광객이 주 고객인 식당을 운영하는 고모씨(42, 여)는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밤 10시까지만 가게를 운영했다”며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가 지속될 경우 적자는 계속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고씨는 그러면서도 “코로나19 방역이 끝나지 않은 만큼 방역규제가 느슨해져서는 안된다”며 “자영업자는 지금 생사기로에 놓일 정도로 어려운 것도 사실이지만 코로나를 잡을 기회가 왔을 때 확실히 잡아 빨리 끝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소상공인들은 더 큰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