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회 금지’ 어긴 제주대병원 환자 양성판정…도민 경각심 필요

지난 18일 0시부터 제주형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플러스 알파(+α)가 시행됐음에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무서운 기세로 확산되고 있어 의료체계에 비상이 걸렸다.
제주도 보건당국은 코로나19 대응 집중 의료체계로 재편해 가동하는 등 방역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사우나와 성당·교회 등 종교시설 뿐만 아니라 학교와 어린이집, 심지어 병원에서까지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지난 11월까지 누적된 도내 확진자수는 81명에 불과했지만, 불과 20일만에 150명이 넘는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난 17일~20일 오후 5시까지 발생한 코로나 확진자만 81명으로, 단 4일 만에 10개월(2~11월)의 확진자 수를 따라 잡은 것이다.
제주도는 20일 브리핑을 통해 도내 경증·무증상 환자 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생활치료센터를 오는 24일부터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이 같은 추세로는 육지부 병원 사태처럼 병상 부족 한계에 다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 확진자의 병원 퇴원으로 도내 격리 중인 확진자는 130여명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실상은 확진자 45명에 대한 입원조치도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병상을 확보하려면 환자를 빼고 소독하는데 12시간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국가지정 입원 병원으로 지정된 제주대학교 병원에서 20일 코로나 확진 환자가 나오면서 방역체계에 적지 않은 차질을 빚게 됐다.
환자 A씨는 ‘병문안 통제’ 등 ‘면회 금지’ 조치를 어기고 지난 16일 오후 2시경 병원 앞 흡연구역에서 B씨와 만나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주시 용담동에 위치한 7080 라이브카페와 관련 이력이 있는 B씨 역시 이날 오후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제주대병원은 A씨가 진료 받았던 정형외과 병동의 의료진과 방문자 전원에 대해 병원내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을 것을 안내하고, 접촉이 이뤄졌던 환자에 대해서도 코호트 격리를 진행하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방역 비상상황이다. 방역과 보건 담당자, 의료진의 헌신과 함께 도민의 경각심과 동참만이 이번 고비를 이겨내는 힘이 된다”며 “모든 도민이 확산의 고리를 끊는데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