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대면’을 위한 농촌치유프로그램
‘마음대면’을 위한 농촌치유프로그램
  • 제주매일
  • 승인 2020.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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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윤아-서귀포농업기술센터

코로나19로 가장 조명 받고 있는 트렌드는 비대면(언택트)이다. 온라인 판매는 물론 화상회의, 배달서비스, 집콕 콘서트 등 정말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 트렌스 포메이션의(디지털 변화) 속도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지면서 비대면 서비스의 편리함과 효율성을 경험하기 시작한 사람들도 급속도록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언텍트 사용기술이 늘어날수록 디지털 기술의 한계도 더욱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 그래서 일부 전문가들은 언택트가 지향해야 할 방향은 인간과의 단절이나 대체가 아니라 인간적 접촉을 보완해 주는 역할이어야 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디지털 기술에만 의존하게 되면 인간적 공감과 스킨십의 가치가 쉽게 묻혀버리기 때문이다.
역설적이게도 첨단기술이 발전 할수록 사람의 따뜻하고 감성에 대한 목마름이 강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농촌치유는 농촌이 가지고 있는 따뜻함, 부드러움, 느긋함, 여유, 그리고 편안함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든 ‘마음대면’ 프로그램이다.
  농촌체험이 농산물을 수확하고 뭔가 교육적 가치를 강조했다면 농촌치유는 무거운 머리와 힘든 마음을 풀어 놓고 그냥 편하게 쉬어갈 수 있게 준비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농촌에 와서 뭔가 손에 들고 가기를 원하기 보다는 자기가 진 삶의 고단함을 풀어놓고 빈 마음을 만들어 가는 것이 농촌치유라는 것이다.
예전처럼 뭔가 손에 들고 가는 시대는 이제 막을 내렸다고 봐야한다.
   누구의 손길을 받지 않아도 무심하게 핀 꽃을 보면서, 누가 재촉하지 않아도 때가 되면 열매를 맺는 농산물의 한살이를 보면서, 높은 하늘과 서늘한 바람을 맞으면서, 숨 한번 크게 내쉬는 것도 눈치 봐야 했던 일상에서 벗어나 넓은 들판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치유는 되는 것이 농촌치유다. 여기에 농부의 조근 조근한 이야기, 텃밭 채소로 별 양념 없이 무친 나물이면 되지 않을까.
소설가 김영하씨는 ‘오래된 장소는 상처를 안고 있다.’고 했다. 집이 아닌 어딘가로 떠나고 싶고, 새로운 장소에서 위로를 받고 싶은 것은 아마도 일상의 장소는 나의 힘듦도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코로나 19로 외출도 쉽지 않은 요즘, 농촌치유로 ‘마음대면’을  경험해 볼 것을 적극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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