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분 내내 투혼 불살랐다"
"90분 내내 투혼 불살랐다"
  • 고안석 기자
  • 승인 2006.0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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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덴마크전서 1-3으로 져 미드필드진 수비가담 2%부족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29일 크로아티아와의 홍콩 칼스버그컵 첫 경기에서 완성도 높은 미드필드진의 활약과 성공적인 포백 수비로 '업그레이드된 경기 내용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불과 사흘후인 1일,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 덴마크와의 칼스버그컵 결승전에서는 또 다시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 원점으로 돌아간 듯한 모습을 보였다.

딕 아드보카트 축구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체력적으로 강한 팀을 맞아 부담스러운 경기를 펼쳤다. 우리는 덴마크의 파워를 감당하지 못했고, 상대가 강하게 경기를 끌어나갈 때 견뎌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말처럼 덴마크 선수들은 체격, 그리고 체력적으로 한국 선수들을 압도했다. 타고난 체격조건, 여기에 싱가포르, 홍콩과의 경기를 통해 몸상태를 90% 가량 끌어올린 덴마크 선수들은 90분 내내 지치지 않는 체력과 파워를 과시했다.

덴마크의 페이스에 맞춰 경기 초반 강한 플레이를 선보였던 태극전사들은 결국 급격한 체력저하를 보였고 이는 전반에 대등한 경기를 펼치다가 후반부터 수비라인이 급격하게 무너진 원인이 됐다. 대한축구협회 이영무 기술위원장은 "후반 들어 선수들 체력이 많이 떨어지는 바람에 공격 라인과 수비 라인의 폭이 넓어져 많이 뚫렸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한국은 이날 덴마크에 무려 세 골이나 허용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인터뷰에서 수비 라인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골을 허용한 것은 팀 전체 문제이지 수비라인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지난 크로아티아전에서 '안정된 수비조직력을 보여줬다'는 평가에 대해 "수비란 공격라인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미드필드진이 잘해줬다"고 얘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4-3-3 포메이션의 경우, 미드필드진과 포백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잘 이뤄지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수비의 성공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덴마크전에서 한국의 수비가 급격히 흔들린 이유도 미드필드진의 수비 지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서형욱 MBC 해설위원은 "4-3-3 전술에서 미드필더의 수비 가담 능력은 필수적이다. 미드필더들의 수비 지원이 얼마나 필수적인가를 보여준 경기였다"며 "김남일(수원)은 함께 나선 미드필더 백지훈(서울), 김두현(성남)과의 호흡이 매끄럽지 못했고, 김두현은 수비 가담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미드필드에서의 수비 지원이 부족했다고는 하지만 역시 수비 불안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덴마크전에서는 매경기 지적되어 온 수비수 뒷공간으로 떨어지는 볼처리 미숙이라는 문제점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포백라인의 조원희(수원) 등이 공격적으로 플레이할 때의 커버플레이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후반 43분 유경렬(울산)이 상대 공격수와 1대1 상황에서 대인방어에 실패, 세번째 골의 빌미를 제공한 것 역시 아쉬운 부분.

그러나 수비라인의 문제점을 지적하기에 앞서 아드보카트 감독이 매경기 새로운 조합의 포백라인을 시험하고 있다는 점은 고려돼야 하는 부분이다.

 
 [CBS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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