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지난 1993년부터 1급장애인에 대해 일정 액의 의료비를 지원해 왔다. 이러한 일은 그 당시만 해도 전국에서 처음이었다. 그만큼 장애인에 대한 복지 정책이 다른 지방보다 앞서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1급 장애인 의료비는 12년만에 중단 되고 말았으니 이 부분 복지정책에 관한 한, 과거로 후퇴해버리고만 셈이다.
물론 제주도로서도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다. 1급 장애인이 종합병원에서는 원내 처방이 가능해 약제비를 지원 받고 있으나, 개인 의원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원내 처방이 안돼 약제비를 본인이 내야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설명이다. 예산이 부족하다는 점도 한 이유다. 1급 장애인을 위해 투입되는 총 예산액이 엄청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1급 장애인 의료비 중단과 관련한 제주도 당국의 처사는 결코 잘한 일이 못된다. 형평성 때문이든, 예산 때문이든, 10년 이상 지속 해온 복지사업을 중단하려면 최소한 사전 예고와 사정 설명은 꼭 해 주었어야 했다.
그래야만 장애인들도 하다못해 이해하려고 노력이라도 할게 아닌가. 일언반구도 없이, 그것도 은근슬쩍 의료비 지원을 없애버렸다는 것은 비밀 행정을 선호했던 과거 구태가 아직도 남아 있는게 아닌지 의문을 갖게 한다.
복지 정책이 더욱 진전하지는 못할망정 10년 이상 뒤로 물러설 수는 없는 일이다. 형평성과 예산문제를 풀 수 있는 방책을 연구, 1급 쟁애인 의료비 지원을 되살렸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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