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일 열린 윤석열 검찰총장의 검사징계위원회가 8명의 증인을 채택하면서 이들의 증언이 징계 심의에 미칠 중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40분부터 시작한 징계위는 징계위원 기피 등 절차적 문제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결국 본안 심의에 돌입하지 못한 채 종료됐다.
대신 징계위는 이날 2차 심의에 출석을 요구할 8명의 증인을 확정 지었다.
증인심문은 윤 총장과 법무부 측이 아닌 제3자의 의견을 듣는 절차라는 점에서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이날 징계위의 증인 채택 여부에 관심이 쏠린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윤 총장 측이 신청한 증인 7명 중 '성명불상의 감찰 관계자'는 채택이 보류된 대신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과 이정화 대전지검 검사가 추가됐다. 심 국장은 징계위 직권으로, 이 검사는 윤 총장 측의 요청으로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징계위원으로 참여했다가 스스로 심의를 회피한 심 국장은 다음 징계위에는 증인 신분으로 위원회에 출석하게 됐다. 심 국장은 이른바 '재판부 분석 문건'을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에게 넘긴 당사자로 의심받고 있다.
징계위가 채택한 증인 중 윤 총장 측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할 증인은 류혁 법무부 감찰관, 박영진 울산지검 부장검사,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담당관, 이정화 검사 등 4명이다.
반면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 심재철 국장 등 4명은 추 장관 측에 유리한 주장을 해온 당사자들이다. 상반된 입장의 증인이 동수로 맞선 형국이다.
류혁 감찰관과 이정화 검사, 한동수 부장은 윤 총장의 징계 사유인 6개 비위 혐의 가운데 총장 대면조사 방해 혐의와 관련해 진술할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에 대한 대검 감찰부 조사의 적법성 문제에 대한 증언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박영진 검사와 정진웅 검사는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사건과 관련한 윤 총장의 수사 방해 혐의에 대해 각각 대검 지휘부와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의 입장을 대변할 것으로 보인다.
증인으로 채택된 8명의 입장은 지금까지 법무부나 윤 총장 측 변호인을 통해 간접적으로만 알려졌다.
2차 심의에서 이들의 상반된 증언으로 진실게임이 벌어질 경우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정황이 추가로 드러날 수 있다.
윤 총장의 징계 여부와 수위를 결정하는 데 이들 8명의 진술이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윤 총장을 변호하는 이완규 변호사는 "스스로 떳떳하다면 증인들이 출석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검사의 폭로대로 감찰보고서의 왜곡·삭제 정황이 확인되면 징계를 청구한 추 장관 측이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