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정치 돋보기] “대권행보에 도정공백·행정 사조직화 우려된다”
[제주정치 돋보기] “대권행보에 도정공백·행정 사조직화 우려된다”
  • 강동우 기자
  • 승인 2020.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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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 도정질문서 도의원들 “서울만 바라본다” 집중 포화 

원 지사, “대선 도전 공식선언 안했다” 내년 연말까지 논란
지난 17일 열린 도정질문에서 김희현 의원이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상대로 질문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7일 열린 도정질문에서 김희현 의원이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상대로 질문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7~19일 열렸던 제주도의회 제389회 제2차 정례회 도정질문의 가장 큰 이슈는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의 대선행보였다. 사흘동안 22명의 도의원이 도정질문에 나섰는데 이중 10여명이 일대일 질의응답을 통해 혹은 서면질의응답을 통해 원 지사의 대선행보와 도정의 행정공백에 대해 질문을 쏟아냈다.

도정질문에서 쏟아낸 도의원들의 요지는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서울만 바라보는 대권행보로 인해 도정공백이 우려된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대권행보를 위해 공적인 제주도청의 조직을 사적으로 사용하고 있지 않나하는 의구심이다.

이에대한 원 지사의 답변은 도정공백은 없고, 때가 되면 대권 출마를 공식적으로 도민들에게 선언하겠다는 원론적인 수준이었다. 원 지사는 오히려 이재명 경기도지사, 때로는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대통령 이전 미국의 가장 적은 주 중의 하나인 아칸소주 주지사를 역임했다)을 거론하면서 자신이 결코 대선행보를 하고 있지 않음을 적극적으로 항변했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것은 과연 원 지사는 언제부터 대권 프로젝트를 가동했느냐 하는 점이다.

지난 1982년 학력고사 전국 수석을 하며 법사회학자가 되겠다던 원희룡 지사가 대통령을 언제쯤부터 생각했을까? 검사를 그만두고 변호사 활동을 하던 지난 1999년 개혁적인 보수를 이루겠다면서 한나라당에 입당한 그는 200016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양천갑에서 당선,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으로 불리며 남경필, 정병국 의원과 함께 당내 소장 개혁파로 입지를 넓혀 나갔다. 원 지사가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식적으로 나선 것은 지난 2007년 당시 한나라당의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하면서였다. 이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 박근혜 후보에 이어 3위를 기록했는데 4위의 홍준표 후보를 누르면서 차기 혹은 차차기 대통령후보로서의 입지를 넓혀갔다. 1년 뒤인 2008년 제18대 국회에서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면서 대권 도전을 위해서는 조직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코리아비전포럼을 싱크탱크를 설립해 주도적으로 활동했다. 16대에 이어 17대와 18대 총선에서 연거푸 국회의원으로 중앙정치무대에서 활동하던 그는 19대 총선에서는 불출마를 택했다.

원 지사는 지난 2012년 돌연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독일 아데나워 재단에서 유럽국가가 추구하는 성장과 독일의 통일정책 등에 대해 6개월간 공부한데 이어 중국의 베이징(北京)대 객원연구원으로 6개월간 머물면서 안목을 넓혔다. 지난 20139월 귀국한 그는 서울시장 출마를 고민하던 것으로 알려졌고 당장 지방선거에는 뛰어들 생각이 없다고 말했던 그는 우여곡절 끝에 2014316일 관덕정에서 제주도지사 출마선언을 하면서 제주사랑을 외쳤다.

당시 출마기자회견문을 보면 원지사의 속내를 읽을 수 있다. “(중략) 한계에 도전해 새로움을 창조하는 제주도지사가 대한민국의 대통령도 될 수 있다. 제주의 변화를 통해 대한민국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증명해 보이겠다.(중략)”

당시 정치인 원희룡이 제주도지사직에 출마하면서 밝혔던 출마 기자회견에서 밝혔듯이 대권 프로젝트는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했음을 알 수 있다. 이미 제주도지사에 출마하는 것은 대권으로 가기 위한 선택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후 민선 6기 제주도지사로 당선된 원 지사는 사실상 제주도정 보다는 마음이 서울에 가 있었다는 게 제주도내 정치권은 물론 언론계의 중론이다.

민선 7기까지 연거푸 당선된 원 지사는 도지사에 재임 중 제주지역 언론사 보다는 중앙언론에 더욱 많은 공을 들였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런 원 지사가 지난 1015일 마포구 마포현대빌딩에서 열린 8차 더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 정례 세미나에서 반문연대로 투쟁을 강화하자. 세상에 중도라는 건 없다. 우리끼리 집토끼부터 뭉쳐서 싸워야 한다면서 중도와 보수가 하나되는 원 플러스 원, 원팀정신인 원희룡 모델로만 대선에서 이길수 있다며 자신이 차기 대선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지지율이 1%대로 차기 대선의 여론조사에서 야권 후보군에서 가장 초라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도의원들을 비롯한 제주정가에서는 원 지사가 밝힌 집토끼에 주목한다. 원 지사가 말하는 집토끼는 애초부터 제주도민은 안중에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도의원들은 이구동성으로 120만 제주도민과 출향 인사들의 마음을 먼저 얻는 진정한집토끼를 먼저 잡아서 대권에 도전하라고 충고하고 있다.

대권 도전 재수를 하고 있는 원 지사가 이를 받아들일 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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