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지성 최고"
"역시! 지성 최고"
  • 고안석 기자
  • 승인 2006.0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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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버햄튼전 맹활약…맨유 승리

오랫동안 기다려온 박지성의 복귀전이 30일 새벽 설기현의 울버햄튼을 상대로 치러졌다.

박지성의 복귀전은 뜻밖의 부상에 안타까워 하던 국내 팬들 이상으로 스쿼드 구성에 조차 어려움을 겪으며 애를 태우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단비를 내리는 일이었다.

그리고 박지성은 약 4주만에 경기에 나서 오랜만에 물을 만난 고기처럼 맹활약을 펼치며 기대에 부응했다.

박지성은 전반 19분 '단짝' 루니의 패스를 받아 사하에게 공을 밀어줘 슛으로 이어지는 찬스를 만들었다.

37분엔 오른쪽 페널티 에어리어 외곽에서 1대 1 상황에서 수비수를 따돌리다 얻어낸 좋은 프리킥 찬스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여기에 후반 들어서는 4분과 16분 잇따라 슛을 날리며 직접 골문도 노렸다.

4분엔 루니가 올린 크로스가 살짝 떠올라 자신 앞으로 떨어지자 논스톱 발리슛을 때릴 듯이 동작을 취해 수비수 한명을 제친 뒤 다음 수비수의 발이 들어오는 것에 앞서 토킥으로 슛을 날렸다.

16분엔 상대 수비의 압박이 약하자 단독으로 페널티 에어리어 중앙까지 치고들어 오며 중거리슛을 날리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날 박지성을 빛나게 했던 것은 후반 6분 터진 팀의 세번째 골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장면.

맨유 진영 오른쪽 터치라인에서 올라온 공을 하프라인 쪽에서 받는 순간 수비 한명이 따라 붙자 박지성은 그대로 공을 흘린 뒤 앞으로 내달렸다.

수비가 몸을 돌려 공을 쫓자 박지성은 속도를 올려 자신보다 한발 정도 앞서있던 수비수와 공을 놓고 몸싸움을 펼치기 시작했다.

박지성은 경합이 이뤄지는 순간순간 반발자국 만큼 발을 더 넣어 공을 앞으로 쳐놓고, 발보다 자신의 상체를 먼저 공이 있는 공간에 밀어넣고 자리 싸움을 펼치며 볼에 대한 투지를 보였다.

거친 몸싸움을 마다않고 30여미터를 돌파한 박지성은 엔드라인 바로 앞에서 아크서클 방향으로 이어지는 슬라이딩 크로스로 수비수를 이겨내는 눈부신 기량을 선보였다.

수비수 두명이 박지성에게 쏠려 있었던 데다 공격진에 유리한 45도 땅볼 크로스가 올라오자 오른쪽 페널티 에어리어에서 자유로운 상태였던 반니가 이 공을 받았고, 반니가 중앙 쪽으로 공을 크로스 하자 쇄도하던 키어런 리차드슨이 무인지경에서 가볍게 머리로 받아 넣어 팀의 쐐기골을 꽂아넣었다.

이같은 박지성의 활약에 대해 맨체스터 지역 언론인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는 박지성에 대해 '엄청난 활동량을 지닌 번개같은 습격자'라는 평가를 내리며 웨인 루니와 각각 두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리차드슨, 사하를 제치고 팀내 최고 평점을 매겼다.

또 알렉스 퍼거슨 감독도 경기 후 '맨유TV'와 가진 인터뷰에서 "박지성의 볼을 다루는 움직임이 훌륭했고, 공간 지각 능력도 대단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징계와 부상으로 시름시름하던 맨유 미드필드진은 이날 울버햄튼전을 기점으로 박지성과 앨런 스미스가 돌아왔고, 무릎에 가벼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진 호나우두가 주중 복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사하가 최전방에서 조금씩 기대에 부응하는 역할을 해주면서 시야 장애로 빠진 스콜스의 빈자리를 루니가 메꾸는 조합도 나름대로 성공적인 모습을 보였다.

팀 전술에 숨통을 틔게 한 박지성의 복귀가 FA컵에서의 기분좋은 대승과 어우러지면서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부침을 겪어온 맨유의 향후 행보를 가볍고, 빠르게 해줄지 팬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CBS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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