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스타항공 합병 결국 물건너갔다
제주항공-이스타항공 합병 결국 물건너갔다
  • 허태홍 기자
  • 승인 2020.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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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타 합병건이 결국 무산됐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제한다’는 공시를 23일  발표했다. 이로써 지난해 12월 MOU를 맺은 지 7개월 만에 합병은 없던 일로 돌아갔다.

 제주항공이 공시를 통해 밝힌 주식매매계약 해제 원인은 △진술보장의 중요한 위반 미시정 및 △거래종결기한 도과이다.

 하지만 합병 무산의 실질적인 원인은 계약서상의 선결조건 이행 여부가 결정적이었다는 것이 대부분의 분석이다. 이스타항공의 미지급금은 논란이 됐던 체불임금 250억원을 포함해 전체 17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여기에 더해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가가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점 등이 알려지면서 정계를 아우르는 논란의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도 제주항공의 부담감이 더해진 것으로 추측된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측은 가족이 보유한 항공사 지분을 모두 헌납하겠다고 밝히는 등의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지만,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또한 제주항공 내부에서도 ‘인수포기론’이 강했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 제주항공 지분의 7.75%(204만2362주)를 보유하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 역시 지난달 26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 앞서 “현재 제주항공의 재무여건이 좋지 않고, 이스타항공 인수에 따라 금융적 위험이 있을 수 있으니 신중해 달라”고 제주항공 측에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제주항공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의지와 중재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에서 인수를 강행하기에는 제주항공이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고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피해에 대한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다.“며 ”이번 M&A가 결실을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의 해제 결정으로 이스타항공은 파산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이스타항공의 1분기 기준 부채는 2200억원인데 비해, 보유 현금은 -1042억원인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자체 회생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이스타항공에서는 파산을 면하기 위해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전라북도에 자금을 지원받는 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는 별개로 양사는 M&A 무산의 원인을 놓고 법정 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선행조건의 완료’ 여부를 놓고 논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향후 이스타항공이 파산으로 인한 대량실업사태를 겪게 될지, 제주항공은 인수합병 해제로 인한 이미지 타격을 극복해낼 수 있을지를 두고 세간의 관심이 지속될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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