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주영 의무팀장 "선수들 건강상태 훤하죠"
최주영 의무팀장 "선수들 건강상태 훤하죠"
  • 고안석 기자
  • 승인 2006.01.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수사이서 재활훈련 '악명(?)' 높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평가전이 열린 알 샤밥 스타디움. 조원희(수원)가 상대 선수의 강한 태클에 걸려 그라운드 위에서 나뒹굴자 허리에 가방 하나를 둘러멘 사람이 벤치에서 용수철처럼 튀어나간다. 조원희의 상태를 꼼꼼하게 확인한 그는 '큰 이상이 없다는 듯' 두 팔을 들어 'O'자를 그리면서 그라운드를 걸어나온다.
경기장에서 최강의 순간스피드를 자랑하는 주인공은 바로 축구대표팀의 최주영 의무팀장(53 ·대한선수트레이너협회 회장)이다.
스포츠의학을 전공한 최주영 의무팀장은 1982년 카타르 배구대표팀의 재활 트레이너를 거쳐 94년부터 현재까지 축구대표팀의 재활 트레이닝 및 전반적인 의무행정을 책임지고 있다.
축구대표팀만 12년을 맡다보니 그의 손을 거쳐가지 않은 선수가 없을 뿐더라 가보지 않은 대회가 없다. 벤치에 앉아있던 A매치 경기수만 따지면 최강이라 할 수 있다.
최주영 의무팀장은 이번 축구대표팀 전지훈련에도 어김없이 동행, 평가전이 열리는 현장을 지킨다.
대표팀이 훈련을 시작하면 최주영 의무팀장의 눈은 바빠진다. 선수들이 몸을 풀거나 공을 찰 때 움직임을 하나 하나 체크한다. 그는 "눈이 주로 공을 따라다니게 되는데 볼이 없는 곳에서도 선수들의 부상 확률이 높아 주의력과 집중력을 가지고 선수들을 지켜본다"고 말한다.
선수들의 움직임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그는 훈련시간 내내 선 채다. 하루 훈련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가도 앉을 새가 없다. 매일밤 최주영 의무팀장을 찾는, 예닐곱명의 선수들의 물리치료를 해야 하기 때문. 혹여 부상 후 재활중인 선수가 있으면 치료에서 끝나지 않는다. 웨이트트레이닝장으로 데려가 재활에 맞는 프로그램에 따라 개별적으로 재활 훈련을 시킨다. 얼마나 집요하게 훈련을 시키는지, 선수들 사이에서는 악명(?)이 높다.
이렇듯 온종일 선수 재활에 매달리기 위해서는 본인의 체력도 중요할 듯 싶다. 이에 대해 그는 "선수 못지 않은 체력을 요하는 직업"이라며 "하루에 1시간30분은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며 체력을 관리한다"고 말한다.
최주영 의무팀장이 가장 안타까울 때는 재활을 열심히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호전이 안돼 선수가 그라운드에 서지 못할 때다. 최 팀장은 "98년 프랑스월드컵 직전에 치른 중국과의 평가전에서 무릎을 다친 황선홍 선수가 월드컵에서 결국 한 경기도 못 뛰고 재활만 하다가 대회를 마무리했을 때는 정말 안타까웠죠"라고 회상했다.
물론 선수가 재활에 성공했을 때 느끼는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앞두고 이영표 선수가 무릎 인대 손상으로 재활중이었는데, 당시 얼마나 강도높게 시켰는지 그 착한 선수가 내 눈을 정면으로 응시하고는 '선생님 얼굴, 보기도 싫어요'라고 말할 정도 였어요. 그러나 결국 재활에 성공해 올림픽에서 골을 넣은 뒤 '선생님 덕분이에요'라고 말하는데, 그때는 정말 기쁘더라구요"라고 말했다.
현재 최주영 의무팀장은 전지훈련에 참가한 대표팀 선수들의 재활 트레이닝과 물리치료 등을 비롯해 선수들의 매끼 식단까지도 관리하고 있다.
오전, 오후로 진행되는 훈련에서 선수들 상태 체크하랴, 하루 세끼 식사 때마다 식단의 칼로리 챙기랴, 여기에 본업인 선수 재활 및 치료까지. 몸이 세개라도 모자랄 정도다. 그러나 이처럼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온 몸으로 뛰는 최주영 의무팀장이 있기에 태극전사들은 더없이 든든하다.    
한편 한국축구대표팀은 오는 21일 저녁 11시경(한국시간) 그리스팀과 원정 2차 평가전을 치른다.                                    [CBS 노컷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