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선진 한국 초석돼야
21대 국회, 선진 한국 초석돼야
  • 제주매일
  • 승인 2020.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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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들이 새로 뽑히고 국회의 구도가 바뀌었다. 다음 달이면 말도 많고 싸움도 많았던 20대 국회가 막을 내리고 새로운 국회가 출범하게 된다. 국민적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4·15총선 결과는 대한민국에 큰 충격을 주었다. 천심이라는 민심은 참으로 준엄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두고 미래통합당이 참패했다.

민주당은 비례정당 의석을 포함해 국회 과반을 뛰어넘어 법안 패스트트랙 처리를 할 수 있는 수준인 180석을 확보했다. 300석 전체 의석의 5분의3 이상을 확보함으로써 국회선진화법에 관계없이 단독으로 법안을 ‘신속처리안건’에 태울 수 있게 됐다. 개헌 빼곤 다할 수 있다.

분석가들은 국민이 문재인 정부에 계속 힘을 실어주겠다는 뜻을 표출했다고 해석한다. 사사건건 정부 정책을 비판했던 제1야당에 철퇴를 가했다는 것이다. 황교안 대표 체제가 국민의 뜻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퇴행적 구태를 연출한 끝에 오늘의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이다.

박근혜 탄핵이후 2년여 동안 우리의 야당은 어떤 모습이었는가. 싸늘해질 대로 싸늘해진 국민들의 시선을 눈치채지 못하고 자신들만의 헛구호를 외치고 허공에 삿대질을 해왔다.

정부가 매사 그렇게 잘못만 하는 게 아닐 텐데도 끝까지 반대만 해온 후과가 총선 결과로 나타났다. 국민의 눈높이에 한참 못 미치는 안목으로 정치를 해왔다는 평가가 따른다. 야당 지도부가, 혀를 차고 있던 국민들의 의중을 몰라도 너무 몰랐다는 것이다. 지금도 일각에서는 선거패인이 ‘코로나’ 때문이라고 애써 자위하고 있을 정도다.

돌이켜 보면 20대 국회는 말이 국회지 국민의 대의기관이 아니었다. 어떤 현안을 놓고 서로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고 의견을 나누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걸핏하면 회의장을 뛰쳐나가 장외투쟁을 벌이고 단식과 삭발, 데모를 하는 모습밖에 보여준 게 없었다. 탤런트처럼 허구한 날 텔레비전 화면에 나타난 모습이라곤 ‘비호감’ 그 자체였다. 1년 전 2년 전, 엊그제 모습들이다. 유권자들이 벼르고 있는 걸 모른 채 반대를 위한 반대와 명분없는 사보타지로 날을 센 것이다. 국민들 마음이 편할 날 있었겠는가. 21대 국회는 이런 모습이어서는 안 된다. 철저히 탈바꿈해야 한다.

집권당이 이번 선거에서 180석을 확보한 건 의미가 크다. 각 분야의 개혁 입법이 예전처럼 무작정 반대 속에 발목잡기로 지체되거나 좌절될 일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법안 의결 정족수를 넉넉히 확보함으로써 검찰과 언론, 재벌 등에 대한 개혁입법을 힘있게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우선 기대되는 것은 검찰과 경찰 개혁이다. 통합당은 선거 기간 내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정부여당 공격의 핵심 이슈로 제기하면서 검찰개혁에 몽니를 부려 왔다. 하지만 국민들의 뜻은 달랐다. 민주당 후보경선에서 금태섭 의원을 낙마시킨 게 그 징표다. 금 의원의 예선 낙마가 갖는 함의는 바로 검찰개혁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보다 못한 유권자들이 상황을 바꿔놓았다. 선거혁명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개혁작업이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이제 선거는 끝났다. 모두들 평정을 되찾고 일상으로 돌아 갈 일이다.

민주당은 총선에서 대승을 거뒀지만, 결코 자만해선 안 된다. 우선 두 쪽으로 갈라진 국민들을 통합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남북분단도 국민의 한이 되고 있는데 대체 이게 무슨 꼴인가. 전통적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 의석을 되찾았지만 영남에선 의석수가 오히려 줄었다. 진영화되고 있고 극단화되고 있는 나라의 정치지형을 바로잡아야 한다. 아울러 코로나로 도탄에 빠지고 있는 국가경제를 살리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총선에서 얻은 국정운영의 추동력을 가계와 기업, 국가 경제의 재활에 집중해야 한다. 이 과정에 교만과 오만, 자신들만 옳다고 우기는 교조주의가 끼어들어서는 절대 안 될 일이다. 미운 여당이 못난 야당 덕에 먹고산다는 말을 더 이상 들어서야 되겠는가. 이제는 누구와 책임을 나눠 질 수도 없다. 엄중하다.

야당에도 바란다. 지금까지 해 오던 대로 시대정신을 외면한 채 퇴영적 진영논리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합리적 보수는 온데 간 데 없고 수구적 흑백논리에 갇힌 채 광신적 과거회귀 세력과 연대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집권포기 선언이다. 21세기 첨단 5G 시대에 박정희, 박근혜가 왠 말인가. 흘러간 물로 새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릴 수는 없다. 뼈를 깎는 자성으로 뿌리부터 확 바꾸어야 한다. 환골탈태의 새로운 보수로 거듭 나지 않으면 안 된다.

다음 달 30일이면 21대 새로운 국회가 출범하게 된다. 우리국민들도 이제 반듯한 정부, 반듯한 법원, 반듯한 국회를 가질 때가 됐다. 여도 야도, 우리 모두 심기일전해서 새로운 대한민국의 4년을 기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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