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정 '빈자리' 아쉬웠다
박시정 '빈자리' 아쉬웠다
  • 고안석 기자
  • 승인 2006.01.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맨유 호나우드, 후반 21분경 '퇴장' …팀은 패배
14일 낮 12시 45분(현지시간) 벌어진 '맨체스터 더비'에서 맨체스터 씨티의 팬들은 후반 21분 퇴장 당한 호나우두에게 모두 일어나 머리 위로 손을 흔들며 이날 경기에서의 작별 인사를 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트는 이날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졸전을 벌인 끝에 3대1로 대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경기 후반 추격 기회를 사실상 사라지게 한 호나우두에게 작별 인사를 고하는 이 장면은 마치 이날 경기 패배로 선두 첼시와 단 한점도 승점차(현재 13점)를 좁히지 못한 채 선두 추격권에서 멀어지게 된 맨유 전체를 떠올리게 했다.
단지 중요한 한 경기에서의 패배라는 의미 뿐만이 아니었다. 최근 맨유가 전후방에 걸쳐 총체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경기였다.
무엇보다 경기에 따라 극심한 기복을 보이고 있는 맨유 수비진은 이날 중앙에 배치된 실베스트르가 여러차례 볼의 낙하지점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했고, 페르디난드는 전체 수비진을 전혀 조율하지 못했다.
왼쪽 윙백으로 선발 출장한 패트리스 에브라에게 공격 가담을 기대하기는 애초 무리였고, 수비에서도 전혀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한 채 에브라는 결국 후반 시작하자 마자 앨런 스미스와 교체됐다.
그나마 수비에서 역할을 해준 것은 겨우 '주장' 게리 네빌 정도 뿐.  그러나 수비진보다 더 큰 문제는 상대 공격의 1차 저지선이자 공격시엔 물꼬를 터줘야 하는 미드필드진.
스콜스가 없는 상태에서 중앙 미드필드는 사실상 다른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지만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한 존 오셔와 대런 플레쳐는 이날도 수비 일변도의 모습을 보이며 맨유 공격수들을 상대 수비수들 틈에서 고립되도록 만들었다. 결국 후반 시작과 함께 앨런 스미스가 투입되자 존 오셔는 에브라의 자리였던 왼쪽 윙백으로 자리를 옮겼고 플레쳐도 사하와 교체됐다.
여기에 왼쪽 날개 긱스는 상대의 견고한 수비를 맞아 패스미스와 트래핑 등에서 실수를 연발했고, 오른쪽 날개 호나우두는 예의 '팀과 상관없는' 플레이를 선보이다 결국 상대에게 보복성 태클을 가해 후반 중반 퇴장 당했다.
맨유에서 날개 공격수 역할을 하면서 대표팀 등에서 이미 중앙 미드필더로서 능력도 검증을 받은 바 있는 박지성의 빈 자리가 아쉬운 순간이었다.
최전방에선 이날 실낱같은 추격의 가능성을 튼 반 니스텔루이와 웨인 루니가 나름대로 역할을 해줬지만 미드필드가 좌에서 우, 중앙까지 꽉 막힌 상태에서 수비가 이들에게 집중되면서 득점력에 한계를 드러내야 했다. 결국 후반기 대역전극을 통해 선두 탈환을 노리는 맨유로서는 미드필드를 중심으로 팀을 재정비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게 됐다.
무적 행진을 벌이며 프리미어리그의 '공적'으로 떠오르고 있는 첼시가 타팀들의 집중 견제로 후반 힘이 떨어진다고 해도 중위권 팀을 상대로 허덕이는 맨유로서는 선두 탈환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또 강팀을 상대할 때 자존심을 지키는 '명가'다운 집중력을 발휘하다가도 비교적 약체들을 상대로 터무니 없이 무너지는 집중력도 다시 한번 다잡아야 할 필요성도 대두되게 됐다.         [CBS 노컷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