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면서 우리 사무실은 짬을 내기가 상당히 어렵다. 얼마 안 되는 직원이 사업보고서 작성하랴, 예산 세우랴, 캠페인 준비 등등에 점심식사 같이해본지가 아련한 것 같다. 항상 두려움과 설레 임으로 모금목표를 세우고 그를 향해 정신없이 뛰다보면 어느새 해가 바뀌곤 한다. 중간점검차 한숨을 쉬고 돌아보면 따스한 사랑의 온정에 감사의 인사도 못하고 지나친 것에 참으로 능력이 모자람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모금하면서는 목소리 높여 동참을 호소하고 간곡한 부탁의 말을 전하면서 돌아서서 고마움을 표현 못하는 아니 어쩌면 전생의 업보를 풀고 가기위해 주위의 도움을 청하여 빛을 내는 마음일진데 고마움을 전하지 못 함은 송구스럽기 짝이 없다.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 공동모금회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사업의 독립성 확보와 법적지위를 얻고 민간화 된지 7년이 된다. 연간 모금액이 3억 원 정도에서 이제는 20억 원을 바라보고 있다. 여기에 중앙모금회의 배분지원비를 포함하면(중앙모금회는 대형기업 모금을 담당하여 각 지회로 배분지원을 하며 연간 1천억 이상 모금을 함) 연간 약30억 원 정도의 민간재원이 우리 지역사회의 복지사각지대와 사회통합을 위해 투자되고 있다.
기부문화 역시 세계 46개국이 가장 합리적인 모금과 배분방식으로 공동모금제도를 채택하고 있는데 원조격인 미국을 제외하면 일본 한국 북유럽 순으로 세계 공동모금회를 선도하고 있다.
모금액이 중요하지만 더 중요하게 다뤄야 하는 분야는 기부자가 개인이냐 기업이냐 하는 것이다.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 하는 차원에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개인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게 하는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총량 면에서 5:5 내지는 4:6, 3:7정도로 개인기부가 많아 져야 이상적인 기부문화가 정착된다고 본다. 물론 지금은 기업이 개인보다 많은 것이 우리나라 현실이다.
고령의 할머니가 1억을 쾌척한 성금, 오일장 대장장이의 선행, 익명을 요구하며 1천6백만 원을 보내온 일, 동창모임에서 송년모임 때 흥청망청 쓰지 않고 성금에 동참한 일, 용돈을 아낀 성금, 각종 시상에서 부상으로 받은 상금을 고스란히 이웃사랑에 보태십사 하는 온정, 뜻 하지 않은 폭설과 강풍으로 실의에 빠진 농어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 주기위한 십시일반의 온정, 매월 일정액의 기부금을 자동이체 해주시는 사랑 도우미 여러분들, 진정 당신들은 나와 이웃을 나아가 지역사회를 지키는 수호천사 입니다.
이렇게 “사랑의 열매” 는 영글어 가고 있다. 완전히 영글어 내가 살고 내 자식들이 살고 싶은 동네를 만들어 따뜻한 사회를 꾸려가자는 것이 “사랑의 열매”가 영글어 가는 가장 큰 목적이라 생각한다.
한 동 휴 ( 제주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