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위적 복원을 해야 할지 자연의 변화를 그대로 수용해야 할 지 판단이 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라산 정상부인 백록담은 북벽과 서북벽을 중심으로 붕괴 및 낙석 등으로 현상변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래서 백록담은 토사가 쌓여 이미 담수능력을 상실하고 ‘산정호수’로서의 기능을 잃어버렸다는 걱정이 나온지 오래됐다.
이 같은 한라산 정상부의 자연적 훼손 상태와 관련 도당국은 지난해 2억7300만원의 용역비를 투입, ‘백록담 담수 보전 및 암벽붕괴 방지 방안 용역’을 의뢰했었고 용역단으로부터 ‘붕괴 방지 및 복원대책’까지 제시받았다.
그런데도 도 당국은 인위적 복원에 부정적 시각을 표출하는 일부 여론에 밀려 복원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엉거주춤 상태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한라산은 매우 중요한 자연유산이다. 특히 백록담은 그 상징성이나 생태학적 지질학적으로도 연구가치가 높은, 훼손이 되어서는 안 되는 세계적 특별 자연유산이나 다름없다. 유네스코에 세계자연유산으로 신청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렇기 때문에 백록담을 포함한 한라산 정상부의 훼손은 막아야 한다.
자연상태의 보전이 힘든다면 더 이상의 훼손을 막기 위해서도 친환경적 복원 및 붕괴 방지 대책이 있다면 최소한의 인위적 손질도 마다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라산 백록담이 복원할 수 없을 정도로까지 매몰되거나 훼손된 다음에 손을 쓰려면 그때는 이미 늦는다.
용역팀도 친환경적으로 암반 붕괴와 낙석을 억제시키고 백록담의 미관도 해치지 않는 네트 공법을 제시하고 있지 않는가.
물론 신중해서 나쁠 것은 없다. 그러나 너무 뜸들이다가 기회를 놓쳐버리는 어리석음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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