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장 신치용감독이 경기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아쉬움이 진하게 배어 있는 목소리로 내뱉은 한마디다.
루니의 날이였다. 승장 김호철 감독(현대캐피탈)이 힘주어 말하지 않아도 8일 대전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의 삼성화재배 V리그 3라운드 라이벌 경기는 현대캐피탈 숀 루니(23득점)의 화려한 화력쇼의 향연이였다.
충무체육관을 가득 채운 관중들은 두 라이벌 팀의 치고받는 명경기를 기대했지만 경기내내 한국 선수들보다 한뼘높은 곳에서 내리 꽂는 루니의 고공강타와 강력한 서비스에 탄성을 보내는데 만족해야 했다.
현재 용병이 팀에 없는 삼성화재는 객관적인 열세를 김세진, 신진식, 최태웅, 신선호, 석진웅 등 그간 삼성화재의 무적행진을 이끌어온 노장선수들을 기용하는 방법으로 초반 대응했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의 젊은 패기와 어우러진 루니의 화력은 이를 압도했다.
루니의 고공폭격에 1세트를 19-25로 쉽게 따낸 현대캐피탈은 2세트 삼성화재의 맹렬한 추격에 잠시 주춤하는 듯 했다.
2세트에서 삼성화재의 노장 김세진(17득점)이 그나마 제 몫을 해주었고 간혹 터지는 블로킹으로 경기를 팽팽하게 이끌어 나갔다. 그러나 흐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였다.
삼성화재는 현대캐피탈의 실책과 고희진의 블로킹을 묶어 22-23까지 따라잡아 전세를 뒤집는가 했지만 현대캐피탈은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송인석(7득점)의 이동공격으로 한점을 달아났고 후인정(16득점 5블로킹)이 마지막 점수를 호쾌한 블로킹으로 따내며 2세트마저 잡아냈다.
3세트는 프로팀과 대학팀의 경기를 하는 듯 현격한 차이가 드러났다. 고비에서 세트를 따내지 못한 삼성화재 선수들은 잇달아 서브미스와 공격미스를 범하며 자멸, 단 15점을 뽑아내는데 그쳐 현대캐피탈은 손도 대지 않고 코를 풀 듯 3-0 완승을 챙겼다.
이날 승리로 현대캐피탈은 11연승을 달리며 신바람을 냈고 삼성화재는 겨울리그 최초로 2연패 당하는 수모를 안았다. [CBS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