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로 치솟는 기름값이 서귀포시 관내 시설재배농가의 영농의욕을 꺾고 있다.
농가에서 사용하는 농업용 경유 면세유 기준 가격을 보면 2004년 리터당 461원에서 지난해말 기준 619원으로 무려 32%나 인상됐다.
이에 서귀포시가 분석한 10a당 하우스 시설작물 유류대 생산비 분석자료에 따르면 시설감귤의 경우 평균 생산비 1487만원 중 유류대 비중은 866만원으로 60%에 육박하는 실정이다.
한라봉은 생산비 904만원 대비 29%인 261만원, 시설백합은 생산비 평균 905만원의 19%인 196만원 등으로 2004년의 형편에 비교했을 때 5% 이상 과중한 부담을 강요하고 있다.
특히 서귀포시 지역 하우스감귤 재배면적은 337ha로 유류대가 차지하는 생산비 비중이 26~32% 정도인 오이ㆍ토마토ㆍ고추 등 재배농가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경영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관내 하우스 재배 농민들은 유류비 부담이 과중한 극조기 가온을 줄이고 후기 가온으로 재배 작형을 바꾸는 등 재배작형을 바꿔가는 추세지만 ‘기름값 인상’이라는 직격탄을 피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서귀포시 효돈동에서 600평의 감귤 하우스를 갖춘 한모(54)씨는 “하우스 재배 농민들은 눈을 뜨자 마자 유가 동향을 살피는 게 어느덧 일과가 돼 버렸다”면서 “대체 작목 선정에 고심하는 등 갈피를 못 잡겠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서귀포시는 농업인의 경영비 부담을 덜기 위한 조치로 농업경영자금을 비롯해 주민소득지원자금, 중소기업육성 자금 등의 이자를 연 2~3%로 낮추는 한편 농업기술센터의 영농교육을 통해 에너지 절감 교육ㆍ시설자동화 및 다겹보온커튼시설 시범사업을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농민들은 최근 시설재배 농가들이 단가가 낮은 중유 난방기를 구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을 감안, 경유 대 중유 비율을 현재 60:40에서 50:50 수준 이상으로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