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소녀 가장에게 써 주세요"
"소년소녀 가장에게 써 주세요"
  • 정맹준 기자
  • 승인 2006.0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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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공무원 북군교육청에 1000명원 기탁

5년 간 모은 돈…"희망과 용기 주는일"

교육청, 관내 중학생에 장학금 전달 예정

"나도 어렵고 힘들지만 앞으로도 계속 나의 가슴속에 맺힌 한을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전달하고 싶습니다"
한 지방공무원이 못다한 공부를 위해 모은 학비를 소년소녀가장에게 대신 꿈을 이뤄달라며 장학금을 쾌척해 새해 벽두에 훈훈함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3일 북제주교육청에 소년소녀가장에게 써달라며 익명의 독지가로부터 자신의 사정을 담은 편지와 장학금 1000만원이 전달됐다.

이 얼굴없는 천사는 편지를 통해 자신을 10년 전부터 조그만 사업소에서 공직생활을 하고 있는 공무원이라고 소개 한 뒤 자신의 사연을 털어놨다.
"학창시절 가정형편이 어려워 대학진학을 포기해야 했고 나이가 들어 학창시절 못다한 공부를 시작하면서 박사까지 하겠다고 나 자신과 약속했다"
그는 경제사정으로 못다한 공부를 하기위해 취업후 근검절약 하면서 학비를 모으며 대학교에 입학, 자신의 꿈을 실현하면서 결혼도해 자식도 낳았지만 아기에게 따뜻한 옷 한 벌 사주지 못하고 외식한번 못하는 등 어려운 결혼생활을 이어갔다.

아내의 내조로 대학원 석사과정까지 마친 그는 자신의 전공분야 박사과정이 제주도에 아직 개설이 돼지 않아 서울이나 부산 등 대도시로 왕래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그는 어렵고 힘든 가운데에도 박사과정을 위해 아내조차 모르게 5년 동안 담배값 300여만원, 외국어학원이나 문화의집 등에서 일본어 강의료 300여만원, 친분이 있는 목수를 통해 주말노동으로 150여만원, 매 년 성과금 및 겨울철 밀감나르기 등을 하면서 받은 품삯 150여만원 등을 합쳐 모두 1000만원을 저축했다.

그러나 그는 육지를 오가야 하는 경제적 부담을 고민하던 끝에 결국 박사과정을 포기하고 모아둔 학비 1000만원을 선뜻 소년소녀가장 장학금으로 내놓은 것이다.
그는 " '하면 된다'는 신념을 갖고 박사라는 목적을 위해, 내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아내는 물론 누구도 모르게 준비한 피 눈물 나는 돈"이라면서 "부모가 계시고 가정이 있고 자식이 있는 내 자신도 사용해야 할 곳이 너무도 많지만 제일먼저 사용해야 할 곳은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붇돋아 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장학금 기탁배경을 밝혔다.
북제주교육청은 기탁받은 장학금을 관내 중학교 소년소녀가장 장학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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