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에 지쳤으면 주말엔 '색다른 곳'으로 피서 떠나보자!
더위에 지쳤으면 주말엔 '색다른 곳'으로 피서 떠나보자!
  • 차의성 기자
  • 승인 2019.0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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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장굴 내부 모습
만장굴 내부 모습
만장굴 용암석 모습
만장굴 용암석 모습

꿉꿉한 장마가 지나고 더위가 몰려오고 있다. 벌써부터 더위로 지쳤다면 이번 주말엔 색다른 곳으로 피서(避暑)가자. 세계에서 가장 긴 용암동굴, 만장굴이다.
이미 가봤다고 무시할게 아니다. 어릴 때 컸던 학교 운동장이 어른이 돼 다시 보면 작게 느껴진다. 반대로 멋모르고 봤던 만장굴을 다시 보니 자연 앞에 한없이 작아지는 나를 깨닫는다.
시커먼 지하세계로 들어서는 계단이 비장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찬 바람이 훅 불어온다. 연평균 기온이 11~18도이니 여름에도 겉옷을 준비해야 한다.
갑자기 어두워져 조심조심 발걸음을 내딛는다. 어둠이 눈에 익으니 동굴의 거대한 규모와 기이한 형태에 탐험 영화의 주인공이 된 듯하다. 발밑도 살펴야 하고, 용암이 남긴 신비한 흔적들을 살펴보느라 눈이 바쁘다.
동굴 중간에 색색의 조명이 천장을 비추는 곳이 있다. 밤하늘의 은하수 같다. 동굴 대부분이 현무암인데 간혹 흰색의 규암이 섞여 있어, 어두운 현무암을 배경으로 빛을 받은 규암이 ‘별’이 된다. 고개를 꺾고 한참을 보게 된다. 
이어 만장굴의 상징인 ‘거북바위(용암표석)’와 ‘용암발가락’등을 지나 거대한 광장이 나타난다. 지하에 이렇게 넓은 공간이 있다니, 벤치에 앉아 지하 벙커 같은 광장을 둘러봤다.
관람의 끝은 용암석주다. 용암석주를 배경으로 사진 찍기 위한 사람들이 광장부터 북적인다. 천장에서 아래로 흐르던 용암이 굳으며 생긴 용암석주는 높이가 7.6m로 세계 최대 규모다. 
되돌아 나오는 길, 추워서 빨리 나가고 싶은 마음과 생경하면서도 매력적인 지하 세계에 더 머물고 싶은 모순된 마음이 갈등이다. 마침내 지상의 강렬한 빛을 보는 순간, 안도감과 아쉬움이 교차한다.
만장굴은 1958년 김녕초등학교 부종휴 교사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다. 짚신 신은 초등학생들이 횃불 들고 부 교사를 도왔다. 이름은 제3입구의 옛이름인 ‘만쟁이거멀’에서 따왔다. 총 7km에 달하는 만장굴 중 관람이 허용된 구간은 1km 정도다.
만장굴 입장 전, 홍보관에 들러 설명을 듣자. 도민 무료(신분증 지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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