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話頭는 '정직과 배려'
2006년 話頭는 '정직과 배려'
  • 제주타임스
  • 승인 2006.01.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

2006년이다. 병술년(丙戌年) 새해 새 아침이다. 어둠의 세월을 밀어내고 새로운 태양이 솟아오른 것이다.
그것은 희망이다. 두근거리는 설렘이다. 새로운 일상을 짜 올리는 새 빛이다.
어둠이 짙을수록 새로 열리는 새벽은 더욱 환하다고 했다. 더욱 아름답다고 했다.
혹독한 겨울을 겪어야 새로 맞는 봄빛이 더욱 찬란하고 따스한 것도 마찬가지 이치다.
2006년 새해 새 아침도 그렇다.
불신과 미움과 갈등과 분열이 모두를 속박했던 묵은해의 아픔이 생생하기 때문에 병술년 새아침 태양은 그래서 더욱 빛나고 더욱 희망차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들의 심화되는 양극화 현상, 진보다 보수다 하며 지지고 볶았던 이념 갈등, 생계형 자살자가 속출하고 실업자가 거리에 넘쳐나 “못 살겠다”는 백성들의 쉰 목소리가 하늘 찌르는 데도 코드놀음만 즐겼던 부정직한 정권과 정치권의 당리당략 싸움질, 이런 일들로 하여 백성들을 더욱 절망케 했던 지난 한해였기에 새로 맞는 2006년의 소망은 보다 절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어둠의 찌꺼기, 기억하고 싶지 않은 뒤안길, 응어리진 백성들의 한을 새로 뜨는 태양의 용광로에 살라버리고 새해을 엮어가고 싶은 것이다.

2

그래서 백성들의 새해 소망은 소박하지만 더욱 간절하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잘먹고 잘살기’만을 바랄 뿐이다. 허기진 경제의 터널에서 벗어나 기지개켜는 경제를 보고 싶은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집권세력의 반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탐욕과 오만과 독선에서 벗어나고 좀더 겸손해야 한다.
사심 없이 백성에게 다가서서 그들의 응어리를 풀어주고 그들의 눈물을 닦아 줘야 한다.
이제는 낡고 좀스러운 ‘코드 정캄를 벗어 던져야 한다. 임기 종반에 조급해서 무엇을 남기려 무리수를 두기보다는 경제 회생에 정권의 마지막 봉사를 쏟아 부어야 한다.
백성들로부터 가장 많이 불신을 받는 정치권도 예외는 아니다. 당보다 나라를 먼저 생각하고 제 욕심보다 백성들의 살림살이를 먼저 보살펴야 한다.
‘2007년’의 권력’ 쟁취에 다 걸기 하는 이전투구의 추태를 보여서는 아니 된다.
백성에게 봉사하는 신뢰정치, 경제회생을 위한 협력정치, 거짓말하지 않은 책임정치를 통해 지금까지 독하게 불신 받아온 악덕 정치 행태를 확 바꿔야 한다.
새해 새 아침 백성들이 정치와 권력에 보내는 소망이 그렇다.

3

그리고 2006년 한 해는 모두가 정직한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일이다.
사회 균열이나 증오의 원인은 대개의 경우 불신에서 출발한다. 서로 정직하지 못하고 못 믿기 때문에 서로 의심하고 미워하고 그래서 결국은 갈등하고 분열하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노 추기경이 목메어 눈물을 보인 것도 이처럼 ‘부정직한 사회의 부끄러움’ 때문이 아니었던가.
새해는 서로에게 정직하고 믿음을 주는 사회를 만드는 일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남을 위한 배려가 전제돼야 한다. 남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남의 입장이 되어 행동하는 것이 정직한 삶의 첫걸음일 것이다.
그래서 내가 남에게 바라듯이 그렇게 남에게 해 주려는 실천, 이것이 남에 대한 배려일 터이다.
이것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이기심을 버려야 하는 높은 도덕률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루지 못할 일도 아니다. 지나친 욕심에서 조금만 비켜설 수 있다면, 최소한의 더불어 사는 사회의 일원임을 자각할 수만 있다면 2006년 한 해 우리사회는 보다 밝고 건강해질 것임에 틀림없다.
‘정직과 배려’를 2006년 새 아침 화두(話頭)로 엮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