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슨 등이 주로 연구해온 이완반응(Relaxation Response)이란 조용한 장소에 가만히 앉아 어떤 특정 낱말이나 구절에 의식을 집중해서 숨을 내쉴 때마다 암송하는 것이다.
이런 이완반응 명상을 하루 두 차례 한 번에 20분씩 실천하면 산소 섭취의 현저한 감소,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의 현저한 감소, 혈중 백혈구 생성을 포함하는 면역체의 기능항진, 안정된 뇌파 활동이 일어나며, 두통이 경감되고 혈압을 낮추며, 불면증을 없애주고 창의성을 발휘하게 하며 마음의 평화와 정서적 균형을 이루는데 도움을 준다.”고 영남대의 장현갑 박사도 그의 책 속에서 말하고 있다.
벤슨박사는 이완반응과 관련하여 불안 사이클(anxiety cycle)이란 말을 했는데 벤슨박사가 말하는 그 불안 사이클이란 불안한 마음이 생기면 그것이 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키고 활성화된 교감신경은 질병의 증후나 스트레스, 걱정, 통증을 악화시켜 이것이 또 불안한 마음으로 연결되어 악순환 되는 일을 말한다. 명상 등에 의한 이완반응은 이 고리를 끊어 악순환을 차단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은 낚시를 즐기며 이런 사이클의 고리를 끊어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려한다.
미국의 22대 대통령과 24대 대통령을 지낸 클리블랜드(Cleveland)가 처음 임기를 마치고 났을 때의 이야기다.
클리블랜드가 살고 있는 집 맞은편에 어머니와 같이 와서 한 여름을 보내던 소녀가 있었다.
이 소녀는 이곳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으므로 맞은편에 살고 있는 키가 큰 사람이 전직 대통령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이 소녀는 그 지역의 사교음악회에서 북을 치는 일을 맡았는데 텃세가 심한 그곳 아이들이 놀려대고 왕따를 만드는 바람에 북치는 일이 싫어져 있었다.
그런데 소녀의 어머니는 어느 날 내일 저녁은 이웃집에서 사교음악회 연습이 있는데 소녀보고 참석하게 되어 있다고 말을 했다. 어머니는 소녀의 사정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으므로 소녀가 참석하지 않겠다고 하자 몹시 화를 내면서 소녀를 침실로 쫓아냈다.
그리고는 그 따위 상식 밖의 일을 고집하면 따끔하게 떼려주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바로 그 순간 소녀는 집을 나가 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어디론가 자취를 감추면 사나운 어머니도 슬퍼하며 후회할 것이고 사교음악회 아이들도 잘못을 뉘우치는 것이 있을 거라고 소녀는 생각했다.
다음날 새벽 소녀는 아무런 작정도 없이 길을 나섰다. 소녀가 집에서 1km쯤 걸어 나왔을 때 등 뒤에서 따가닥따가닥 말발굽소리가 들려왔다.
그 거인이 타고 있는 마차였다. 소녀는 그의 눈에 뜨지 않게 얼른 길섶에 몸을 숨기려고 했다.
그러나 이미 때가 늦은 다음이었다. “워-”하고 소리를 질러 그 거인은 말을 멈추었다. “누군가 했더니 윌콕스네집 아가씨로구먼.” 그 거인은 반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아침 일찍 어디를 가는 거지” “필라델피아로 갑니다.” 그 소녀는 생각나는 대로 아무렇게나 말했다. “거기까지는 먼 길이 아닌가. 내가 마차를 좀 태워다 줄까” 하는 거인의 말에 소녀는 머리를 끄덕였다.
그래서 같이 마차를 타고 가면서 필라델피아에 가서 무슨 일을 할 것이냐 부모에게는 알리고 가느냐는 등 질문이 오갔고 소녀는 실은 집에 있기도 싫어져서 집을 나가고 있다는 말을 했다.
그 거인은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갔다. “그건 그렇고 나에게 뭐 아가씨를 꾀어넘기려는 생각은 없지만 보는 바와 같이 나는 지금 낚시질을 나가는 것인데 만일 아가씨가 좋다면 나는 기꺼이 데리고 가겠는데. 낚시질이란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생각할 시간을 주는 놀이거든.” 소녀가 마음과는 달리 완강히 고개를 저으려는 바로 그 순간 시야에 호수가 나타나며 그 새파란 물빛깔이 그녀의 마음을 깨끗이 청소해버렸다.
그래서 그녀는 거인과 낚시질을 같이 하며 낚시질에 대한 여러 가지를 배우기도 했다.
낚시질을 한참 하다가 그들은 점심을 먹기 위하여 연못가로 배를 저어갔다. 점심을 먹으면서 거인은 지나가는 말로 소녀에게 물었다. “그런데 아가씨는 필라델피아 일이 끝나면 여기로 돌아오겠지?” 그 소녀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아니에요. 결코 돌아오지 않을 거예요. 클리블랜드씨에게 다시 입후보할 기회가 돌아오지 않은 것처럼 저도 돌아올 기회가 없어요.” 이 말이 있은 다음에 잠시 이상한 침묵이 흘렀다.
한 참 후에 거인이 고개를 쳐들고 그 소녀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물었다. “그런 말을 어디서 배웠는가?” “제 아버지가 하신 말씀이어요. 아버지 말씀에 의하면 그 말은 ‘결코, 결코, 결코 안 된다.’ 라는 뜻으로 쓰이는 말이어요. 누구든 한번 대통령 임기를 끝내고 다음 번 선거에서 낙선하면 다시는 당선될 수 없다는 거예요. 그런 일은 미국 역사상 한번도 없던 일이예요.”
거인은 먹다만 점심을 도로 싸자고 하였다. 그들은 낚시도구를 챙겨 넣고 마차 위에 올라탔다. 기분 좋게 흔들리는 마차 위에서 햇볕을 받으며 소녀는 거인의 몸에 기대어 잠이 들었다.
잠에서 깨어나 보니 마차는 소녀의 집 앞에 와 멎어 있었고 대문 앞에 어머니가 나와서 소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가 어디를 다녀오고 있는지를 알고 있었다.
동네 사람이 그들이 호숫가에 있는 것을 보고 그 어머니에게 일러주었던 것이다. “상당한 낚시꾼인 걸요.” 거인은 소녀가 낚은 고기를 어머니에게 건네주면서 말했다. 몇 마디 말들을 주고받은 후 거인은 말고삐를 늦추어 마차를 돌렸다.
마차가 몇 바퀴 삐걱거리며 나가는데 거인이 고개를 돌리더니만 “그런데 내 생각으로는 클리블랜드씨는 아마 다시 입후보할 것 같아.” 하고 소녀에게 소리쳤다.
그 거인이 바로 클리블랜드씨라는 것을 그때 비로소 어머니로부터 들은 소녀는 그만 부끄러움으로 숨이 막힐 지경이 되었다.
대통령에 다시 입후보하여 낙선한 클리블랜드는 사람들로부터 소녀의 아버지가 하는 것 같은 멸시를 받아야했던 것이다. 모두가 저 사람은 이제 끝장이 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멸시의 분위기 속에서 재기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는 이런 분위기가 자기를 갉아 먹는 일을 못하도록 낚시 속에서 막아냈다. 클리블랜드는 4년 후에 다시 입후보 하여 대통령에 당선되어, 미국의 역사상에서 재선에 실패한 후 다시 입후보하여 당선된 유일한 대통령이 되었다.
우리가 어렸을 때는 폐결핵은 걸리면 거의 다 죽었다. 약을 먹어도 죽은 것이다.
그런데 달리 뭐 특별한 약이나 섭생을 한 것도 아닌데 바다에 나가 낚시를 계속 즐긴 것만으로 폐결핵에서 나은 사람을 나는 알고 있다. 그의 동생도 그의 친구들도 다 결핵으로 죽었는데 그만이 지금까지 살아남아 있다.
그가 집에만 있으며 결핵은 걸리면 죽는 것이라는 생각을 늘 마음속에 하면서 지내었다면 그의 병은 더 악화되었을 것이다.
또 저 사람은 죽을병에 걸렸다는 부정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과 늘 만나야 하는 일도 그의 건강에 해로운 일을 하였을 것이다.
해럴드 셔먼(Harold Sherman)은 1898년부터 1987년까지 미국에 살았던 초능력을 지닌 사람이었는데 그는 한 때 50명 중에 한 사람밖에 살아난 적이 없는 중병에 걸린 일이 있었다.
그는 그 때 자기의 질병을 의사, 어머니, 아내만 알도록 했는데 그 이유는 다른 사람들이 알고서 저 사람은 죽을 사람이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가질 때 그들이 지닌 생각의 파장과 싸워야 하는 일을 피하여야했기 때문이라고 쓰고 있다. 그는 나중에 기적적으로 그 병을 고쳤다.
“예로부터 낚시는 ‘명상’, ‘참선’ 등으로 대변되어 왔다. 일각에서는 낚시를 조선일여(釣禪一如)라고 말하기도 한다.
특히 낚시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정적인 야외활동으로서 정신적 안정과 함께 심신의 피로를 해소하는데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레포츠다.” 라고 한국레저낚시방송 김용훈 대표이사는 말하고 있다.
낚시뿐만 아니라 연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연구에, 스키를 좋아하는 사람은 스키에, 바둑을 좋아하는 사람은 바둑에 몰두하여 부정적인 환경에서 벗어나 삼매가 됨으로서 불안 사이클의 고리를 끊을 수가 있을 것이다.
허 계 구 ( 상임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