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이 차다는 할머니 전화 바쁘다고 미룰 순 없죠"
"방이 차다는 할머니 전화 바쁘다고 미룰 순 없죠"
  • 김상현 기자
  • 승인 2005.1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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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이웃 찾아 보일러 수리ㆍ방충망 설치 등 도맡아

공군 제8546부대 강형완 주사…13년째 '이웃사랑'

"일과시간이 끝나면 언제 어디서 도와 달라고 할지 몰라요. 그래서 항상 트렁크에 공구와 부속들을 싣고 다닙니다"
13년 째 어려운 이웃들의 궂은 일을 도맡아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40대가 있어 세밑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남제주군 대정읍 공군 제8546부대에서 부대시설을 담당하는 강형완 주사(40).

1993년 공군과 인연을 맺은 이후 인근 지역의 독거노인과 장애인, 소년소녀가장들의 집을 방문해 온갖 궂은 일을 돕고 있다.
보일러 수리를 비롯해 청소, 부서진 문짝 수리, 방충망 설치, 변기 수리 등 번거로운 일들을 도맡는다.
"보일러가 고장인지 방이 차다는 할머니의 전화를 받고서 바쁘니 내일 간다고 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웃어 보인 강 주사는 보일러를 수리한 뒤 경유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기름까지 넣어줄 정도로 이웃 사랑이 각별하다.

초창기 모슬포 지역 몇몇 집을 대상으로 시작했던 일이 몇 년 전부터는 인근 동일리를 비롯해 덕수리, 사계리, 무릉리 등으로 활동범위가 넓어지면서 유명인사가 됐다.
부대 인근에 살며 최근 강 주사의 도움을 받았던 조석재씨(56)는 "자기 돈과 시간을 들여가며 10년 넘게 봉사하는 사람이 어디 또 있겠냐"며 "너무 베풀다보니 안사람이 속병까지 난 걸 보면 강 주사는 천사"라며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전에 어떤 지휘관의 '사랑은 말로 하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하는 것'이라는 말을 가슴에 담고 산다"는 강 주사는 "일과 후에 늦게까지 이 집 저 집 돌다보면 피곤한 때도 많지만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과 아내가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기만 바란다"는 강형완 주사의 아낌없는 이웃 사랑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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