警·교육당국 실태조차 몰라 심각
제주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 모바일 불법도박이 성행하고 있지만 경찰 및 교육당국에서는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3~4년전부터 청소년들 사이에 모바일 불법 도박 성행
올해 갓 20살이 된 김모군(20,남)은 17살 때부터 모바일 불법도박사이트를 이용해 용돈벌이를 했다고 한다. 김군은 당시 같이 아르바이트를 하던 친구로부터 모바일 불법도박을 알게 됐다며 일명 홀짝 게임이라고 불리는 실시간 도박게임에 쉽게 빠져들었다고 한다. 당시 학생들끼리 적은 용돈을 모아 한 패에 걸어 큰 돈을 따기도 하고 잃기도 했다. 사이트에 가입할 때 청소년에 대한 규제는 없다고 한다. 지금도 피씨방에 가면 불법도박을 하는 청소년들을 쉽게 만나 볼 수 있다고 한다.
△ 도박으로 인해 폭력 및 절도로 범죄까지 이어져
최근 서귀포시 중고생 17명이 또래 친구들에게 집단폭력을 행사하고 돈을 갈취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 또한 갈취한 돈을 ‘불법 스포츠 토토’에 사용하기도 했고 불법도박사이트를 자주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의경으로 복무하던 윤모씨(22)는 지난해 12월 동료 의경의 스마트폰을 훔쳐 불법스포츠토토 사이트에 송금하기도 했다. 윤씨는 징역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 형식적인 예방교육, 실태 파악도
교육청은 각 학교에 청소년 도박예방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으나 제주도박문제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도박예방교육을 신청한 중고등학교는 전체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예방교육을 받지 않아도 해당 학교측에 취해지는 별다른 조치가 없어 실제 의무사항이라 말할 수도 없다. 제주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청소년 도박관련 문제로 청소년들을 조사하거나 입건된 사례가 2017년 이후 1건도 없다고 한다. 현재는 정보수집단계이며 지난해 45개교 9011명 중고생을 대상으로 예방교육을 실시했다. 이는 전체 중고생 4만 명중 22%에 해당한다.
실질적인 단속과 규제 없이 형식적인 예방교육만을 일관하는 동안 모바일 도박은 청소년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청소년들 사이에 모바일 도박은 이미 유행처럼 번져 범죄라는 인식보다는 자극적인 게임정도로만 여겨지고 있어 앞으로 더 많은 청소년들에게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한때 도박중독자였다고 자신을 소개한 정모씨(25)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환상에 사로잡혀 쉽게 빠져든다”며 “씀씀이가 커질 뿐만 아니라 공부도 하기 싫고 성인 되더라도 일해서 돈벌기가 싫어진다”며 청소년 도박의 심각성을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