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올림픽, 버튼조작 실수로 스페인 탈락
2012년 올림픽, 버튼조작 실수로 스페인 탈락
  • 고안석 기자
  • 승인 2005.1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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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방송, "올림필 개최지 두고 벌인 투표서 그리스 대표가 버튼 잘못 눌러 런던 낙점돼

오는 2012년 올림픽 주최도시로 런던이 선정된 것이 사실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그리스 대표가 실수로 투표를 잘못해 생긴 해프닝으로 드러나 어부지리를 누린 영국과 막판까지 노력한 스페인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3일 BBC방송은 “올림픽 개최지를 두고 벌인 투표에서 그리스 대표가 그만 버튼을 잘못 눌러 런던이 낙점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7월 6일 싱가포르에서 IOC의원 104명이 모여 차기 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하는 회의에서 3차 투표결과 파리가 33표, 마드리드가 31표에 그쳤다. 스페인 대표들은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 바로 전 2차 투표에서 32표를 받았는데 표가 줄어드는 일이 드물기 때문이었다.

훗날 이 의문점에 대해 처음으로 IOC의원 실수설을 제기한 사람은 이스라엘의 알렉스 질라디 의원이었다. 질라디는 영국일간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가운데 누군가가 실수로 버튼을 혼동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그리스 대표가 주요 용의선상에 오르게 된 데에는 바로 3차 투표 직후 원래는 무기명으로 하는 투표에서 람비스 니콜라우가 자기 표를 무효로 해달라는 요청을 했기 때문이다.

결국 우여곡절을 통해 104표가 모두 집계됐지만 무기명 투표에서 과연 니콜라우의 표가 정정됐는지는 알 길이 없다.
질라디는 “결국 마드리드는 떨어지고 파리가 올라가긴 했지만 이때 집계만 제대로 됐어도 마드리드가 결선에 올랐을 것”이라며 “당시 분위기는 런던에 조금이라도 호의가 있으면 마드리드를 대신 찍었는데 이는 파리라는 도시를 결선에 오르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결국 결선투표에서 런던은 파리에 54대 50표로 이겨 올림픽 개최지가 됐다.
질라디는 “결선투표에서 프랑스측 손을 들어준 사람은 50명에 불과했다”며 “제대로라면 마드리드가 결선에 올라갔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IOC영국대표 크레이그 리디는 “이런 이야기가 옳은 것인지는 모르지만 내가 알기로는 개표는 제대로 됐다”고 말했다.

스페인 마드리드 시장인 알베르토 루이스 가야르돈은 “이미 투표는 끝났는데 무엇을 더 말하겠냐”며 허탈한 모습을 보였다. 가야르돈은 “우리는 IOC의 결정을 받아들이며 다시 이 문제를 거론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표당시 그리스의 니콜라우가 실수를 저지른 사실을 스페인 대표들은 알고 있었고 재투표를 요구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드러나 스페인 국민들은 서운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스페인 올림픽조직위 대표인 알레한드로 블랑코는 스페인 라디오방송인 마르카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끝난 일이고 이 문제를 가지고 계속 이야기하면 우리는 마치 최면에 걸린 사람이 의미없는 말을 하는 것과 같이 된다”고 말했다.
블랑코는 “2012년 대회를 준비해온 조직위 대표로서 착잡한 마음이 교차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 현실을 받아들일 때”라고 말했다.

한편 유럽언론들은 이미 사기극으로 드러난 황우석 박사의 배아줄기세포 개발을 두고 한국민들이 보여주는 ‘혹시 세포개발이 성공했을지도’라는 기대나 이런 덧없는 기대를 부채질하는 황박사 주변인물인 인터넷 카페 ‘아이러브 황우석’의 운영자나 황박사의 주변인물이라며 신원을 공개하지 않고 아직 검찰에 기소도 되지 않은 김선종 연구원을 비방하는 모습과 스페인 국민들의 침착한 대응을 대비시켜 보여주고 있다. BBC는 이 희대의 실수에 대해 오는 25일 특별방송을 방영할 예정이다.                    [CBS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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