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유년 문화계는 ‘제10회 제주국제관악제’ ‘탐라전국합창제’ ‘전국무용제’ 등 큼직큼직한 전국단위 문화예술행사들로 풍성한 한 해였다.
지난해에 비해 새롭게 추가되는 등 눈에 띄는 활동은 부족하지만 경제적으로 혹은 ‘섬’이라는 제주의 특수한 지리적 여건상 열악한 환경 속에서 기존 행사를 축소시키지 않은 범위에서 각종 문화예술활동이 펼쳐진 것만도 격려할 일이다.
특히 올해는 한국예총 제주도지회를 중심으로 제주시, 서귀포시, 남제주군지부가 설립돼 미흡하나마 도 전역에서 문화예술 창작활동의 태동을 시도한 것도 눈 여겨 볼 만하다.
▲음악분야=올해는 기존 음악행사들을 위주로 크고 작은 행사들이 다양하게 진행됐다.
1995년 4개국 24팀 1500명이 참여해 첫 대회를 치른 제주국제관악제는 해가 갈수록 참가국과 참가팀이 늘어 10주년을 맞은 올해는 11개국 2800여명이 참가해 규모적으로나 질적으로 진일보한 국제적 축제로서 그 위상을 과시했다.
또한 전국에서 유일하게 합창단경연대회와 창작합창곡경연대회를 동시에 치르는 행사로 출연자만 6000여 명(16개 팀)에 이르는 각 지역 대표 합창단이 참가 열띤 경쟁을 벌이는 등 탐라전국합창제도 대형 음악축제답게 펼쳐졌다.
▲미술분야=회화, 서예 등 각 부문별 중국, 일본 등 해외교류전이 활발한 한 해였다.
해외교류전이 확대됨에 따라 세계의 작품 감상의 기회가 확대돼 제주미술을 자극하고 제주미술의 발전을 도모하는 기회가 됐다.
또한 기존 미술전시에서 탈피한 퓨전전시가 다소 늘었다.
올해 두 번째 열린 바람미술전. 기존 딱딱한 미술전시공간에서 벗어나 벽이 아닌 깃발 등을 이용한 다양한 방법과 시도를 통해 일반인과 예술인들이 만남이 이뤄져 미술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접근이 시도됐다.
제주도미술관 부지로 ‘신비의 도로’변이 최종 낙찰된 것도 미술계에서 손꼽힐 만한 이슈다.
제주도 미술관건립추진은 연말까지 기본용역계획실시 및 도의회 승인을 거쳐 내년초 사업자 선정 등 절차를 밟게 될 예정이다.
▲무용분야=1996년 제5회 전국무용제 개최에 이어 제주에서 두 번째로 열린 제14회 전국무용제도 올 한 해 인상깊은 문화예술 행사로 꼽히고 있다.
서울을 제외한 전국 14개 시·도 무용단이 참가한 전국무용제는 ‘평화의 춤은 파도를 넘어…’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돼 ‘평화의 섬’제주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또한 제주도립예술단이 2회 대한민국지역혁신박람회 문화행사에 참가해 제주의 정체성을 부각하는 제주를 주제로 한 ‘참꽃의 속삭임’ ‘해녀춤‘ 등 창작품 9개 작품과 한국전통민속춤 ‘부채춤‘을 선보이는 등 활동한 내외 활동을 펼쳤다.
▲전통문화예술분야=‘관객 10만명 시대’를 연 44회 탐라문화제를 중심으로 한 제주 전통문화예술의 발굴, 창작 노력에 대한 보람도 느낀 해였다.
북제주군 애월읍 하귀2리민속보존회의 ‘귀리 겉보리 농사일소리(연출 한진오)’가 제46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안기도 했다.
그러나 각 분야 예술문화가 발전하데 반해 예술단체들을 탄탄히 받쳐줄 만한 정책이 여전히 부족해 행정당국의 관심과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문화예술계의 목소리다.
서정용 한국예총 제주도지회장은 “이제는 세계화, 글로벌시대에 맞춘 경쟁력을 갖춰나가야 한다”며 “‘제주국제자유도시’ ‘제주평화의 섬’ 명목 아래 제주의 정체성과 향토색 짙은 문화작품을 창작하고 공연해 나갈 수 있도록 제도적, 행정적 정책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