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선원 김모씨(41ㆍ부산시 사하구). 부산선적의 배를 타를 타던 김씨는 이달 초 제주항에서 무작정 하선했다. 뱃일이 너무 힘들어 제주에서 다른 일자리를 얻기 위해서다.
그러나 경기침체 등으로 취업난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김씨에게 돌아갈 일자리는 없었다. 그 동안 귀향여비마저 거덜 나 노숙하며 지내던 김씨는 결국 20일 제주시 사회복지과를 찾았다. 귀향여비를 받아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것이다.
김씨처럼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무작정 제주로 들어와 직업을 찾지 못한 채 노숙자 생활을 하다가 귀향을 원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제주시는 올 들어 이달 20일까지 귀향여비가 없는 타지방 주민 317명에게 여객선 요금과 식비 등으로 1000만원을 지출했다.
제주시는 이에 앞서 지난해 284명에게 1140만원, 2003년에는 242명에게 1000만원을 귀향여비로 지출했다.
제주시는 타지방에서 유입된 부랑인 또는 노숙자이 제주에 눌러 살 경우 보다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판단, 여비를 지급해 되도록이면 귀향을 유도하고 있다. 지급여비는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선박비 3만원과 식대 1만원 등 1인당 4만원선.
그러나 귀향을 거부하는 노숙자도 상당수에 이른다. 겨울철을 맞아 노숙이 힘들어지자 제주시립희망원에 입소한 노숙자들이 현재 30명선 이들 노숙자들은 선원 출신이 많다는 게 특징이다. 구타, 임금체불 등으로 선상생활이 어려운 차에 제주항 입항 기화로 하선해 버리는 것이다.
또한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취업난 등으로 제주에 희망을 걸고 무작정 내려오는 사람도 잇따르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시내에서 노숙생활을 하는 사람이 10여명으로 줄었다”며 “이들이 시민들에게 해를 끼치는 것은 아니지만 건강상의 문제도 있느니 만큼 귀향 또는 시설입소를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