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제주교육대학교 김정기 총장의 화두는 예상대로 ‘화합’이었다. 지난 12일 임명장을 받고 1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밝힌 소회다.
김 총장은 “분열하는 교수들 앞에서 최대의 희생자는 학생들”이라며 교수들과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해 화합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장의 이 같은 발언은 제주교대의 현재의 위상이나 위치로 볼 때 너무나 당연한 말이며 이 학교 교수들로서는 너무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는 표현이기도 하다.
생각해 보라. 제주교대는 지난해 5월 25일 총장 선거와 관련해 교수들끼리 편을 갈라 싸우는 바람에 이번 김 총장이 취임하기 전까지 1년 반 가까이나 총장 없는 대행체제로 파행적인 학사운영을 해 왔으니 김 총장으로서는 대학 정상화가 급선무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그 ‘정상화’의 전제가 그 동안 갈기갈기 찢어질 대로 찢어진 교수사회의 ‘화합’임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사실 초등교원 양성의 산실이라는, 가장 교육적이어야 할 교육대학에서 자기 밥그릇만 챙기려는 가장 비교육적인 행태가 교수사회에서 장기간 벌어져 왔다는 것은 참으로 개탄스럽고 불행한 일이었다.
그런즉 그 동안 교수들의 학문 연구는 물론이고 학생들의 교육이나마 제대로 이뤄졌을 리 없다. 김 총장이 분열하는 교수들로 인한 최대의 피해자로 학생들을 꼽은 것은 그런 의미에서도 정곡을 찌른 것이라 하겠다.
이제 김 총장 앞에는 화합을 통해 학교를 안정시키는 일 외에도 제주대와의 통합 문제 등 어려운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김 총장 자신은 통합론자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으나, 국가 차원의 통합론이라는 거대한 물결에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해 나가야 하느냐는 문제는 숙제가 될 것이다.
김 총장의 취임을 축하하며 제주교대의 ‘원상 회복’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실현하는 데, 본인의 표현대로, 노춘(老春)을 불태우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