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자식들도 안돌봐주는 이 늙은이 몸 깨끗이 닦아주엉 고맙습니다"
매달 한 번씩 잊지 않고 찾아와 주는 사랑실은 이동목욕 봉사자들에게 어떻게 고맙다는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봉사자들의 손을 일일이 잡는 구좌읍 이씨 할머니.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는 설레임으로 언제나 연말연시는 부산하지만 이럴때 더욱 외로워지는 우리 주변 소외된 이들이 있다.
혼자 외롭게 살아가는 노인들과 장기 질환자, 혼자서는 쉽게 거동할 수 없는 장애인들이 바로 그들이다.
늙고 거동이 불편한데다 생활이 어려워 이들에게 겨울은 참아내기 힘든 계절이다.
이런 그들에게 따뜻한 목욕을 한 번이라도 더 할 수 있게 해주는 북제주군 건강관리자원봉사자들은 천사나 다름없다.
북군보건소는 건강관리자원봉사자 168명과 함께 이동목욕차량을 이용해 매주 3~4회 이상 각 마을을 찾아다니며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과 장기질환자, 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이동목욕을 실시하고 있다.
독거노인들과 중증장애인들의 집을 방문해 집안청소에서부터 빨래, 밑반찬 챙겨드리기, 말벗해드리기 등 그들의 외로운 삶에 조금이나마 위안과 사랑을 전해준다.
북군보건소의 이동목욕봉사는 1996년부터 시작돼 올해 수혜자만도 199회 836명에 달한다.
"눈물 그렁그렁한 얼굴로 '고맙다'는 말씀을 연발하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보면서 부모님을 생각하고 머지않은 제 미래를 생각합니다"
오히려 봉사활동을 하면서 자신이 더 많은 것을 배운다는 강수자 북군 건강관리자원봉사자회 회장(65)은 남을 위해 뭔가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