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를 배려하는 사회
약자를 배려하는 사회
  • 제주타임스
  • 승인 2005.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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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놀라게 한 ‘헬렌켈러’를 ‘설리반’선생님이 처음으로 대면했을 때 그녀는 6살이었다. 아무런 교육도 받지 못한 그녀는 손으로 음식을 집어먹었고 화가 나면 닥치는 대로 주위의 물건을 집어던지는 난폭한 아이였다. 그러나 ‘설리반’선생님의 헌신적인 가르침은 ‘헬렌켈러’를 완전히 변화시켰다. 결국 그녀는 하버드대학의 레드크리프 컬리지에서 세계 최초의 대학교육을 받은 시각·청각 장애인이 되었다. ‘헬렌켈러’는 눈이 보이지 않고 귀도 들리지 않고 말도 하지 못하는 3중의 고통을 이겨내고  전 생애를 시각·청각 장애인을 위해서 헌신했고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복음을 전해 주었다. 이 모든 일은 ‘설리반’선생님의 헌신적인 가르침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1960년대에 미국을 비롯한 특수교육 선진국에서  통합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최소한의 분리교육과 최대한의 통합교육을 주장했고 장애아동들에게 다양한 교육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어 1980년대 이후부터 특수학교에서 일반학교로의 통합교육이라는 교육적 조치가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  우리나라도 통합교육의 필요성과 효과를 인정하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통합교육은 장애학생들을 단순히 일반학교에 편입시켜 일반학생들의 교육환경 속에 배치하는 물리적 수준의통합에 머물러 있을 뿐 사회적·기능적 통합은 아직도 요원하다고 한다.  현실적으로 일반학교에 통합되어 있는 장애학생들이 학년이 올라 갈수록 학습교우관계· 진학·진로· 정서적인 문제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통합학생을 자녀로 둔 부모와 가족과 교사들도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근로복지공단에서 제주어린이집을 개원했다. 여성근로자들에게 육아부담을 덜어주고 질 높은 보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근로복지공단이 추진하는 제주어린이집이 12월 9일 제주시 삼양동에서 개관식을 갖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근로복지공단 어린이집은 1996년 경남 창원에서 첫 번째로 개원한 이래로 22번째로 제주어린이집을 개원한 것이다. 근로복지공단 제주어린이집은 김정희원장을 비롯해 보육교사. 간호사. 영양사 등 직원을 모두 공개 채용 선발했고 직원중심의 자율경영책임제로 운영된다. 제주어린이집의 보육정원은 121명이며 입소대상은 고용보험에 가입된 맞벌이 부부의 6개월~만5세까지 취학하기 전 자녀와 장애아동 등이다. 입소대상은 고용보험에 가입된 맞벌이 부부의 6개월~만5세 취학 전 자녀와 장애아동이고 보육시간은 오전 7시30분~오후 7시30분까지다. 이 어린이집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전국에 산재한 근로복지공단 어린이집 중에서 최초로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을 동시에 수용하는 어린이집으로 개관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헬렌켈러’와 ‘설리번’선생님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약자를 배려하는 제도적 변화와 더불어 사회 구성원의 인식이 변화되어 장애인들에게 좀 더 좋은 환경으로 변화되기를 기대한다. 장애인 언니를 둔 동생이 누가 가끔 언니를 놀리면 그 사람은 육체는 장애가 아닐지 몰라도 마음은 장애라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가슴이 아프다. 약자에 대한 배려가 없는 사람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많은 사람들에게 치유하기 어려운 마음의 상처를 주게 된다. 이제는 우리도 선진국 못지않게 약자를 배려하는 사회로 달려갔으면 하고 바란다. 우리는 예로부터 인정이 있는 민족이라고 자부하여왔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지역이기주의나 집단이기주의가 팽배한 사회라는 자성의 소리가 일기 시작하였다. 사회적 약자에게 차별의 아픔을 주는 사회는 결코 선진사회라고 말할 수 없다. 비단 학력이나 경력이나 빈부에 대한 차별만이 아니다. 장애에 대한 차별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는 사회적 각성이 필요하다. 차별철폐를 위한 우리의 노력은 아무리 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특히 제주가 가장 많이 약자를 배려하는 좋은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강   병   철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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