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현직 의사가 제주에서 마약을 복용했다가 검찰에 적발돼 관련자들이 무더기로 구속됐다.
의정부지검 형사3부는 12일, 필로폰을 상습적으로 복용한 김모씨(35) 등 의사 3명과 미국계 네트워크 업체 차장 백모씨(39), 전직 병원사무장 김모씨(38) 등 5명을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이들이 소지하고 있던 필로폰9.9g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검찰은 또 미국으로 도주한 진모씨(38)에 대해 같은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 등 의사 3명은 2002년 6월 서울 강남구 김 전 사무장의 병원에서 필로폰 0.5g을 복용하는 등 최근까지 3년 간 상습 복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직 병원사무장 김씨는 2000년 3월부터 일본을 수십 차례 드나들며 필로폰을 은박지로 포장해 발바닥에 숨기는 방법으로 37g을 국내로 밀반입해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결과 의사 3명은 전문의 시험을 준비하면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외교관 자녀 모임에서 알게 된 김 전 사무장을 통해 마약을 입수한 뒤 김 전 사무장의 근무하는 병원을 아지트 삼아 함께 복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당시 일본 출장이 잦았던 김 전 사무장이 일본을 오갈 때마다 미리 돈을 송금, 필로폰을 구입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의 마약복용은 함께 구속된 의사인 서모씨(37)가 지난달 중순 제주에 골프 치러 왔다가 필로폰이 든 가방을 놓고 가면서 이 사건 실체가 드러났다.
서씨는 지난달 19일 북제주군의 한 술집 화장실에서 필로폰을 복용한 뒤 일행과 함께 골프를 치고 상경했으나 골프장 클럽하우스에 필로폰이 든 가방을 놓고 왔으며, 가방은 공교롭게도 검찰과 친분이 있는 골프클럽 내 다른 일행의 짐과 뒤섞이게 됐다.
그 뒤 주인을 찾기 위해 가방을 뒤지던 중 필로폰이 든 유리관이 발견돼 서씨 등 일당 6명의 마약복용 사실이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