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제주산 농수축산은 물론 공산품과 임산물 수출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나라다.
실제 올 들어 제주지역 대외교역량은 10월말을 기준으로 할 때 수출규모 1억2631만달러(한화 약 1313억원)에 이르고 있다.
올해 이 같은 수출액 가운데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81.3%에 이르고 있다.
특히 농산물과 수산물의 수출은 사실상 전량 일본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막대한 물량의 제주산 농수축산물 등의 대일 수출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제주와 일본을 직접 연결하는 직항로는 개설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1996년 당시 제주교역이 제주~일본 직항로를 개설해 10회 운항 후 1억1200만원의 운항손실이 발생하면서 중단된 뒤 아직까지 직항로 개설에 따른 공감대에도 불구하고 올바른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제주산 농수축산물의 경우 대부분 육로운송(생산지→부두)→선박상선(하역)→선박운송→부산하역→부두간 운송(일본 카훼리 부두까지 운송)→일본 상선 선적→선박운송→일본항구 하선 등 8단계의 과정을 거쳐야 일본으로 수출이 가능하다.
반면 타지방에서 생산된 상품의 경우 육로수송→상선(일본선박 선적)→선박운동→일본항구 하역 등의 4단계 과정에 그치고 있다.
결과적으로 제주지역의 경우 타지방에 비해 ‘청청 농수축산품’이라는 절대적 강점인 상품을 갖고 있으면서도 이처럼 복잡한 물류체계로 인한 운송비 부담으로 타지방산과 경쟁에서 뒤쳐지고 있는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일본은 올 5월부터 하역비를 일방적으로 50% 인상해 버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제주지역 농수축산물 수출농가 들이 이중 삼중의 부담을 지면서 타지방 농가들과의 경쟁에서도 밀리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실체는
과거 제주에서 대량 생산되면서 대일수출에서 터줏대감 노릇을 했던 방울토마토 운송료의 경우 타지방산은 kg당 통상 500원선에 가능하다면 제주지방산은 8단계로 이뤄진 운송단계를 밟으면서 kg당 1000원까지 이르게 된다.
이에 따라 방울토마토는 충청도 산이 일본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이 뿐만 아니다.
제주의 주력 수출품인 넙치의 경우도 현재 남해안과 완도에서 생산될 경우 일본까지 운송비는 ㎏당 700~800원이면 가능하다.
반면 제주산은 ㎏당 1500원이 소요돼 최근 생산량이 크게 늘고 있는 이들 남해안산 넙치와 치열한 경쟁에서 고전이 불가피한 형편이다.
△대안은
농수축산물 수출업계는 현재 부산~일본 후코오카,시모노세키의 항로 위주에서 제주~오사카까지 운송선을 연장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는 이 경우 제주산 1차산업 생산품을 일본에 수출하는데 획기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는 이 경우 현재 넙치와 소라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수출품목 역시 감자와 브로콜리 및 방울토마토 양배추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업계는 이처럼 제주와 일본간 직항로 개설이 이뤄질 경우 연간 5000t수준에 머물고 있는 넙치 수출물량도 7000~8000t까지 끌어 올릴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도의회 추궁
9일 제주도의회 도정질문에서 강호남 의원은 김태환 지사를 상대로 “지사는 지난해 양배추 처리난으로 문제가 발생하자 ‘수출물류비용 지원체제를 바꿔 대일수출 직항로 개설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어 “지사는 제주-부산간 수출물류비 지원체제를 바꿔 대일수출 직항로 개설에 나서야 한다”면서 “하루라도 빨리 능력 있는 업체를 공개모집해서라도 직항노선을 개설한다면 과잉생산에 따른 감자와 당근 및 브로콜리 등 제주의 청정야채의 대일시장 개척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지사 답변
한편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이날 강의원의 질문에 대해 “제주산 농수산물의 일본시장 의존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제주도는 대일 마케팅 강화와 수출시장 다변화 및 고품질 농산물 수출로 일본 바이어와 소비자들의 신뢰회복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현재 민간업체가 마산~시모노세키 직항로를 개설해 수산물을 중심으로 일본에 상품을 운송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앞으로 민간업체 등과 협의를 통해 제주산 수산물과 농산물 등 1차산업 품목들도 포함돼 운송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