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와 진보
보수와 진보
  • 제주타임스
  • 승인 2005.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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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이문열과 황석영은 지난 국회의원 선거 때,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입후보 공천심사 때문이다. 이문열은 자신이 보수 우익임을 주장하면서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 심사위원을 수락하였으며, 황석영은 작가는 현실정치와 분명한 거리를 두어야 한다며, 공천심사 참여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두 사람 모두 세인의 관심을 끌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는 최근, ‘차기 대선 주자 이념 성향 분석’을 발표하여 관심을 끌었다. 대선 후보 중 박근혜 대표가 가장 보수적이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가장 진보적이라고 발표하면서, 다시 이를 박근혜 대표→고건 전 총리→손학규 지사→이해찬 총리→이명박 시장→김근태 장관→정동영 장관으로 보수에서 진보로, 순서를 나열하였다. 

우리 제주에도 제주문인협회와 제주작가회의, 두 문인단체가 있다. 작가회의는 4·3 기념사업으로 시 선집 ‘바람처럼 까마귀처럼’을 발간한 이래, 소설 선집 ‘깊은 적막의 날 그리고 희곡 선집 ‘당신의 눈물을 보여주세요’ 등을 세상에 내놓아 주목을 받고있지만, 문인협회는 4·3에 대해서 문협 차원에서 거의 침묵으로 일관하여, 회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그런데 지난 11월 30일 정년퇴임한 배기원 전 대법관은 “........이데올로기 대결 시대가 오래 전에 종언을 고한 마당에 진보냐 보수냐의 잣대로 섣불리 법관들을 편가르기 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고백하였으며, 1987년 납북된 동진호 어로장 최종석씨의 딸이자 납북자가족협의회 회장 최우영씨는 “진보 쪽을 만나면 보수 쪽 눈치가 보이고, 보수 쪽을 만나면 진보 쪽 눈치가 보입니다.”고 진솔하게 털어놓고 있다.

이처럼 보수와 진보는 어느 국가, 어느 사회, 어느 집단에서나 대조를 이루며 사람들의 관심을 유발한다. 서로의 가치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선에서의 적절한 보수와 진보의 대립은 사회가 발전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데 도움이 된다. 얼마 전까지 소위 진보는 설자리가 없었다. 보수의 기득권이 너무 컸고, 그 힘의 무소불위를 누구도 대항 할 수 없었다. 그러나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로 상황이 달라졌다. 한동안 보수 기득권자들이 비명이 들리는 듯했다. 보수와 진보가 균형이 잡히는가 했더니 다시 역전되고 말았다. `만경대 방명록 사건`은 또다시 균형의 흐름을 거꾸로 돌려놓고 말았다. 

도대체 좌파우파는 언제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프랑스 대혁명성공 직후, 사람들이 의회에 들어가면서, 돈 많은 사람들, 변호사 등이 우측에, 그리고 학생, 노동자 등이 좌측에 앉았던 것에서 출발하였다. 좌파는 사회주의 성격을 지니고, 모두가 잘 살자는 생각이 강하고, 우파는 나라, 경제를 키우자는 생각이 강하다. 그러니까 진보는 개혁파로 오래된 건 갈아치우자는 쪽이며, 보수는 기존의 틀을 유지하는 쪽이다.

프랑스혁명 당시 자유·평등·박애가 진보의 가치를 압축적으로 표현했다면 마르크스 이후에는 마르크스주의가 진보의 상징이기도 했다. 그러나 소련체제가 붕괴할 즈음, 소련의 마르크스주의자는 수구세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선 보수가 사회적 강자와 자본의 논리, 시장경제와 경쟁을, 진보가 사회적 약자와 인권의 논리, 민주주의와 공생을 대변하고 있다.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이 있다. 보수는 이념보다 이권을 중심으로 모인다. 진보는 이념을 중심으로 모인다.
나는 과연 보수 쪽일까? 진보 쪽일까? 

김   관    후
북제주문화원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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