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과 신념의 효과(3) 참선은 조신ㆍ조식ㆍ조심법으로 구성
명상과 신념의 효과(3) 참선은 조신ㆍ조식ㆍ조심법으로 구성
  • 제주타임스
  • 승인 2005.11.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신법으 자세, 조식법은 호흡, 조심법은 주의집중을 말함

“박생생님, 박선생님”하고 불러주던 젊은 대학원생들이 이젠 멸시의 눈초리와 함께 너나 할 것 없이 그를 “박상(박씨)”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며칠 전 중간고사 발표가 났는데 그의  성적이 형편없었기 때문에 한 계급 격하하여 그렇게 부르고 있는 것이다. 교수들은 석사와 박사 과정의 답안지를 교환하여 채점해서는 모두의 답안지를 그냥 책상 위에 던져 놓는다. 그러니 그의 답안지도 누구나 다 볼 수가 있었던 것이다. 점수가 낮은 답안지를 들고 보면 모두 그의 것이었다.

이렇게 되니, 상대방은 24-25세의 젊은이들인데 50이 넘은 그의 꼴이 무엇이 되었겠는가. 그러면서도 한국 명문대인 서울대의 교수였다고. 그는 기가 막혀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서울공대교수인 그는 일본에 박사학위를 얻기 위해 유학 와 있는 것이다. 미국 미네소타대학에서  대학원 과정을 마쳤지마는 일본에 오니 석사과정부터 해야 한다고 해서 도쿄대학교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한국에 있을 때 한국에서 금속공학계의 제1인자로 자처하고 있었다. 그러나 일본에 와 보니 그의 학문은 유치원생 수준이나 다름없었다. 당시 일본인 학생들은 대학원의 석사과정이나 박사과정은 물론 학부 학생들까지 지난달에 발표된 자기나라는 물론 선진 제국의 학술지까지 모두 읽고 있었다.
그리하여 그들이 토론에 열중할 때면, 솔직히 말해 그는 당시 그들이 말하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한마디도 이해 할 수가 없었다. 한국에서 금속계 제1인자라고 우쭐대고 있던 자신이 정말 부끄러웠다.       

■ 박 박사의 참선 수련

이렇게 좌절하고 실망하며 학업을 포기하고 귀국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야 할 정도까지 이르러 있을 때 그를 구원한 것은 참선이었다.
그는 4시간 동안 일본에서 기차를 타야할 일이 있었는데 옆 자리에 앉았던 사람이 남기고 내린 신문을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한자도 빠지지 않고 읽었다. 그 때 신문 한 모퉁이에 네모로 둘러싸인  ‘선’이란 글자에 시선이 멈추었다. 그는 그 때까지 선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곤 한 가지도 없었다. 그는 그 신문에 적힌 곳을 찾아가 참선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 개월 후 마침내 당대 제일가는 경산(耕山) 대선사를 만나게 되었다.

경산 대선사에게서 참선을 배울 때 있었던 일이다. 연말연시에는 참선 수련 대회가 있었고 그 때는 전국에서 수련생이 몰려들었다. 그리고 이 때 수련은 두 조로 나누어 하게 되는데 A조는 정상적인 수련이나 B조는 특수훈련으로 단식을 주로 하는 훈련이었다.
그는 지도법사들이 한사코 말리는 데에도 B조를 지원하여 허락을 받아내었다. 그래서 참선과 단식을 동시에 하는 일이 시작되었다. 단식은 1주일간이었는데 처음 며칠은 배고파 죽을 지경이었다. 이 과정에서 그에게 30년간 괴롭혀온 축농증이 사라졌다. 그는 축농증으로 코로 숨을 쉬지 못하고 있었다. 

이 기간 중 그는 담배를 몹시 피우고 싶었다. 참선당 안에서는 담배를 피울 수 없지만 휴게실에서는 피울 수 있으므로, 7-8회의 단식 경험이 있다는 청년에게 담배를 피워도 좋으냐고 물었다. 그 청년은 아무 말도 않고 싱글벙글 웃기만 했다. 그는 양복 주머니에서 슬그머니 담배 한 대를 꺼내 휴게실로 갔다. 어쩐 영문인지 그 청년도 부랴부랴 휴게실로 들어와 그 옆에 바싹 다가앉았다.

그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한 모금 들이켰다. 그러자, 그는 거기에서 기절하고 쓰러졌다. 그 청년은 그것을 알고 그 옆에 와 있었던 것이다. 뒤에 그 청년에게 왜 미리 말해주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래야 담배를 끊는다는 것이었다. 이런 이야기를 말 해 주면 단식 중에는 이럭저럭 담배를 피우지 않지만 단식이 끝나기 무섭게 담배를 도로 피운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번 기절해버린 사람 중에 다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아직 못 봤다고 그 청년은 말했다.
그는 30여년 만에 비로소 금연하게 되었다. 담배를 끊는다고 수십 번 공언하고 작심삼일로 끝나던 일이 드디어 성공했다.

그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은 경산 대선사가 있는 곳에 가서 참선을 했다. 토요일 저녁 9시에 그곳에 가서 자고 아침에 4-6시까지 참선을 하고 또 아침을 먹고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참선을 했다.
일본에 머무는 동안 이렇게 참선을 계속하였는데  학업 성적이 점차적으로 향상되어 차츰 인기를 회복할 수 있었으며  만 2년 후에는 정신, 학문, 체력에서 완전히 그들을 압도할 수가 있었다. 그리하여 박선생님 칭호를 다시 되찾게 되었다.

그는 토교대학에 머무는 그 5년 동안 11편의 논문을 일본 금속 학회 또는 일본 경금속 학회 및 일본 비파괴학회서 발표하였는데 그 중 네 편은 영국 런던 대학 등에서 개최하는 국제학술 발표 대회에 발표하여 호평을 받았다. 
참선하기 전 50세 전까지 그는 165cm의 키에 체중 73kg, 혈압 110 -170의 고혈압, 축농증에 걸려 코로 숨을 쉬지 못하고 무릎 관절통으로 하루 1km도 걷지 못했다. 눈은 지독한 노안으로 안경을 두개씩 겹쳐 쓰지 않고는 신문을 읽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참선을 몇 년 하고 나서 체중은 57kg, 혈압은 정상, 축농증은 없어졌고, 관절도 회복되고 안경 없이 사전이나 전화번호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왕성하게, 수천편의 연구 논문을 읽고 원고 쓰고 연 3편 이상의 학술 논문을 국내외에 발표하고 매주 10시간 이상 대학에서 강의하고  10여명의 대학원생을 지도하고 학술발표와 초빙교수로 해외에 수 백일을 출장 나갈 수가 있었다.

지금 나는 박희선 박사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박 박사는 산소마스크를 쓰지 않고 6,654m, 히말라야의 메라봉 정상에 올라, 무산소 최고령 등정으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기도 하다.
그리고 메라봉에 오르기 전 4,200m에 있는 고산 병원에서 적성 검사를 받아 합격통보를 받아야 더 올라 갈 수가 있는데 그는 검사를 받은 200여 명 중 최고 점수(82%)를 받아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6,000m에 이르자 동행했던 10명의 일행이 모두 포기 했고 박 박사와 셀파 한 사람만이 남았었다.        

■ 참선의 구성

참선은 조신법(調身法), 조식법(調息法), 조심법(調心法)으로 구성이 된다. 조신법은 자세를  조식법은 호흡법을  조심법은 주의 집중을 말한다.  
조신법 즉 자세를 말하는데 여기서  가장 이상적인 것은 결가부좌이지만 잘 안되면 반가부좌를 해도 되고 부녀자는 보통식 정좌를 해도 된다. 그리고 수련이 진행되면 서서도(立禪),누워서도(臥禪),걸어 다니면서도(行禪) 할 수 있다.

조식법 즉 호흡법에서는 출장식(出長息) 호흡법이 가장 효과적이고 과학적이라고 박희선 박사는 말하고 있다.
 이것은 내쉬는 숨을 길게 하는 호흡법이다. 그리고 참선 할 때 마음이 안정되지 못하고 망상이 떠오를 때 또는 참선 초보자일 때는 수식관(數息觀)이라는 호흡법부터 행하는 것이 관례로 되어 있는데 이것은 자세를 바로하고 호흡을 시작하는 즉시 자기의 호흡을 세기 시작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출입관, 출식관, 입식관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출식관(出息觀)을 많이 사용한다. 출식관은 내쉬는 숨만을 ‘하-나’, ‘두-울’ 식으로 세어가는 것으로 더 자세히 말하면 내쉬는 숨을 ‘하-’로하고 계속하여 들어오는 숨을 ‘나-’로 세어가는 것이다. 박 박사 역시 출식관으로 참선을 시작하였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박 박사는 위와는 좀 다른 출식관으로 내 쉬는 숨을 하나, 둘, 셋으로 세어가라고 말한다. 그리하여 그 숫자를 점 점 늘려 적어도 삼십이상을 목표로 하라고 박 박사는 말하고 있다. 

조심법은 주의 집중을 말하는 것으로 한기지 일에 주의를 집중하는 일이다. 참선에서 공안(公案 또는 화두)을 가지고 하는 것도 주의집중의  한 예이다. 박 박사는 스승한테 독참한 3년 동안은 공안을 사용하였으나 그 이후에는 공안 대신 그의 연구 논문의 애로점을 활용하였다고 말하고 있다.

허   계   구 (상임논설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