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주민자치센터의 주 이용자인 여성들이 정작 센터 운영에 있어서는 홀대를 받고 있다니 이해할 수 없다.
세상의 절반은 여자이며 제주는 전통적으로 여다(女多)의 고장이 아니던가. 세상이 발전하고 다양해짐에 따라 여성의 사회적 역할에도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는 오늘이다. 특히 오늘날에는 여성들도 남성에 못지 않은 교육수준과 능력을 갖춰 여성인력에 대한 사회경제적 수요가 날로 증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실이 이런데도 아직도 여성이 남성의 그늘에서 불이익과 차별을 받는 곳이 있다면 분명 시대를 잘못 읽고 있는 것이며 어딘가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주민자치센터가 그 중심에 있다는 것은 분명 아이러니다.
도내 43개 읍·면·동 가운데 주민자치센터가 설치된 곳은 34곳. 이들 센터는 주민참여 활성화 등 운영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거나 결정하기 위해 25명 이내의 주민대표로 구성된 주민자치위원회를 두고 있다.
현재 도내 주민자치위원은 모두 762명이지만 이 중 여성위원 비율은 29.6%(226명)에 그치고 있다. 도내 여성인구 비율이 50.6%나 되고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이용자의 70% 이상이 여성인 점 등을 고려하면 센터 운영에 있어 분명 여성은 홀대를 받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여성정책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정부가 여성의 사회참여 촉진을 위한 일련의 정책들을 입안하고 실행해 나가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여성공무원이나 여성국회의원 비율을 높이는 것도 다 이의 일환이라 하겠다.
그런데 주민자치센터가 남성 위주로 운영된다는 것은 시대정신에 어긋날 뿐 아니라, 주 이용자가 여성이라는 점에서 수요자 중심의 프로그램 창출에도 한계를 드러내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주민자치센터 운영에 일대 혁신이 요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