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부산이 뜨고 있다.
관심과 이목구비가 부산에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전 세계 인구의 41%, 전 세계 GㆍDㆍP(국내총생산액)의 57%를 차지하는 21개국 정상들이 APEC 참석차 한반도의 끝 부산을 방문했기 때문이다.
공식수행원은 물론 CㆍEㆍO(최고경영자)와 문화, 예술에 관련된 인원까지 그 수만도 8000여 명이며 그 면면을 들여다보더라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거물급들이다.
그래서 현재 부산은 연일 잔치 분위기 속에 뉴스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고 있다.
이에 따른 여파는 앞으로 상당할 것이다.
APEC이 진행되는 동안에 보도될 일련의 뉴스뿐만 아니라 회의가 마무리 된 뒤 진행될 결과 보도성 뉴스와 그에 따른 경제적 변화 등 마치 화산의 대폭발 후 여진처럼 파급 효과가 클 것이다.
실질적으로 경제적 효과가 8500억원이라는 진단과 그 외 전 세계에 파전된 광고 효과만 해도 수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천문학적인 통계까지 나오고 있다.
부산은 아예 내친 김에 하계 동계올림픽까지 유치하겠다는 의지까지 표명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의 입장은 어떠한가?
마냥 타 지방의 일인 냥 보고 있을 수 만은 없다.
왜냐하면 우리가 치를 수 있었던 행사를 부산에게 빼앗겼다는 박탈감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는 이번 일을 계기로 냉정히 자성하는 자세를 지닐 필요가 있다.
동북아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며 소리치면서 출발한 제주국제자유도시는 얼마나 진척을 이루었으며 2006년도 제주특별자치도의 준비사항은 완벽한지, 관계자들의 소명의식과 의지는 불타고 있는지에 대해 깊게 고민해야 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요즘 들어 나타나고 있는 여러 가지 갈등양상이 자칫 일련의 시도에 대한 좌절과 자신감 상실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느린 발걸음을 하는 이 순간도 도내 여러 곳에서 각 종 세미나, 토론회가 꾸준히 개최되어 대중의 가슴을 풍성하게 하고자 노력하여 말의 성찬에 머물고 있다.
선점효과의 상실, 이로 인한 기회비용은 바로 지역 경제와 제주인의 삶의 후퇴와 연관되어진다.
단적으로 APEC 유치를 위해 쏟았던 상당한 물질적, 정신적, 시간적 손실을 어디에서 보상받을 수 있겠는가?
APEC을 바라보면서 우리 모두가 반면 교사 삼아야한다.
다시는 기회상실로 인한 비용을 지불하지 말자고 소리치고 싶다.
영어 속담에 지연은 시간의 도둑(Procrastination is the theft of time) 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지금처럼 꾸물꾸물 하다가는 탐라국 이후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영원히 도둑맞을지 모른다.
‘경쟁력’ 이라는 것이 별 것 인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빠르게, 그러나 정확하게, 그리고 과감하게 진행한다면 우리가 또 다시 뒤쳐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 본다.
제주특별자치도 문제만 해도 그렇다.
일단 가기로 결정이 되었다면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
속도를 내어 주어야 한다. 신바람 속에 가속도가 붙어야 한다.
이러한 사회적 합의 속에서 작은 제주가 인구는 적지만 파워는 크다는 결론에 도달해 주어야 한다.
만약 전국 1%라는 한계 속에서 속도계도 이것마저 제기능을 못한다면 우리는 시간이라는 다시 얻을 수 없는 손실을 찾을 수가 없다.
‘기회손실비용’도 계산할 줄 알아야 한다.
김 희 배 (상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