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사고 줄이기 "글쎄"
사망사고 줄이기 "글쎄"
  • 김용덕 기자
  • 승인 2005.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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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녹지대 가드레일로 교체…14억 혈세 낭비

제주특유의 오름과 해안경관확보를 위한 서부관광도로 일부 구간의 멀쩡한 중앙 녹지대(화단)가 철제 가드레일 교체공사로 파헤쳐지면서 엄청난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부관광도로는 2001년 8월 25일 국가지원지방도에서 일반국도(국도 95호선)로 승격, 4차로로 확장된 이후 2001년 제주지방국토관리청에서 인수, 관리하고 있다.
전체 연장 29km 가운데 22km가 4차로로 확장 완료됐고 나머지 안덕-대정구간 7km가 현재 4차로 확장 공사중에 있다.

제주지방국토관리청은 4차로 확장 설계시 제주특유의 오름과 해안경관확보차원에서 중앙분리대를 지금의 녹지대(화단, 폭 1.5m, 높이 25cm)로 조성, 운전자로 하여금 시원한 가시거리확보는 물론 전국 최고 수준의 경관도로로 평가를 받았다.
이 멀쩡한 녹지대가 지금 파헤쳐지면서 엄청난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제주지방국토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5개 구간 5.2km의 녹지대를 중앙분리대 철제가드레일로 교체하기 위해 총 14억5800만원(비상주차대 35개소 설치 포함)을 투입한다.
국토관리청은 이미 이 구간에 대해 m당 15만8500원 총 7억9600만원을 들여 중앙녹지대를 조성했다. 이 멀쩡한 녹지대를 다시 파헤치고 m당 12만6000원 총 6억3250여만을 투입해 철제 가드레일 공사를 벌이면서 결국 14억2850여만원의 예산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주말교통체증까지 유발하고 있다.

국토관리청은 또 현재 공사구간 안덕-대정구간에도 중앙분리대용 철제가드레일 공사를 벌일 계획이다.
이 것만이 아니다. 현재 북제주군 신엄구간에도 중앙분리대 가드레일을 설치, 해안조망을 저해하고 있다.
도민과 관광객들은 "왜 멀쩡한 녹지대를 파헤치면서 철제가드레일 공사를 벌이는지 모르겠다"면서 "혹 철제가드레일 생산업체에 특혜를 주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면서 특혜의혹까지 제기했다. 또 "중앙분리대 형식을 철제가드레일로 교체하게 되면 서부관광도로의 특미인 오름경관마저 볼 수 없어 전국최고의 경관도로의 이미지마저 훼손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관리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난 2004년 7월 제주도를 비롯 4개 시군 건설과 관계자와 경찰청, 경찰서,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모범운전자회, 우리청 설계자문위원 등 16이 참석한 가운데 서부관광도로 중앙분리대 형식에 따른 설계자문을 얻은 결과 총 5개 안이 도출됐다"면서 "이 가운데 일반 구간은 현행대로 하되 선형이 다소 불량한 구간은 중앙분리대용 가드레일로 하자는 의견이 대다수로 나와 이를 채택, 현재 공사를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서부관광도로 제한속도는 80km이지만 단속구간을 벗어나면 100-120km로 과속, 녹지대를 넘어 마주오는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올해만도 2명이 사망하는 등 32명의 인명피해가 발생, 사고다발지역을 중심으로 사망사고를 최대한 줄이자는 차원에서 어쩔 수 없이 중앙분리대 형식을 개선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토관리청은 동부산업도로 확장에 따른 설계를 맡아 교차로 전후구간(100-200m)은 녹지대형 중앙분리대를 하되 녹지대와 녹지대사이는 중앙분리대형 가드레일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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