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밤사이 제주시 일도동 지역 슈퍼 3곳에서 수 천 만원 상당의 담배가 연쇄적 털리는 사상 초유의 ‘담배절도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도로변을 중심으로 사건이 발생하면서 경찰의 APEC 일제 검문검색에 허점을 드러냈다.
17일 새벽 제주시 일도동 H슈퍼에 도둑이 들어 담배 17상자(1상자 500갑), 2100여 만원 상당을 털어 갔다.
사건발생 이틀전인 15일 도매상을 통해 담배를 사들인 슈퍼 주인 오모씨(42.여)는 “아침 7시께 문을 열려고 와보니 현관문 잠금 장치 2개가 파손돼 있었고, 슈퍼 안에 있던 담배 상자들이 없어져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새벽 1시에 문을 닫고 2시에 잠시 슈퍼에 들렀을 때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사건현장 확인결과 절도범은 슈퍼 출입문 2개를 절단기로 자르고 출입한 뒤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우성아파트 부근 A문구점에서는 출입문 반대쪽 창문을 이용해 잠근 장치를 뜯고 출입한 절도범이 400만원 상당의 담배를 털고 갔으며, 서해 아파트 4거리 D슈퍼에서도 745만원 상당의 담배가 도난 당하는 등 이 일대 지역 300~400m 사이를 두고 3건의 ‘담배절도사건’이 발생했다.
절도범이 훔치고 간 담배는 모두 1만 3000갑 가량으로, 3200만원이 넘는다.
특히 담배 값이 오르기 전인 지난해 12월, 1200갑이 도난당한 슈퍼가 있었으나 이 같은 피해가 있기는 처음이다.
제주경찰서는 이날 오전 감식반과 1개 형사반을 투입, 출입문 열쇠와 지문 등을 채취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반면 경찰은 APEC기간 가용 인력을 최대한 활용, 일제 검문검색을 벌이고 있으나 속수무책으로 당해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할 때 새벽 3시를 전후해 절도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차량을 이용한 2인 이상의 전문 털이범 소행으로 보고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