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단체 운영·장르 통·폐합, 임금 기준 일원화 핵심 과제
지휘자 임기 명시, 지사 국악·연극단 설립 공약 포함 주목

제주도, 지난달 ‘예술단 활성화 및 중장기 발전 방안’ 용역 발주
5개 단체 운영체계, 장르 통·폐합 여부, 임금 기준 일원화 등 핵심
지휘자 임기 명시, 원 지사 국악단·연극단 설립 공약 포함 여부 관심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주도립예술단 활성화 방안 용역을 진행 중이다. 내달께 중간보고 결과가 나올 예정인데, 도내 5개 예술단을 둘러싼 고질적인 문제 해결에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또, 원희룡 제주지사가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제시한 도립 국악단 및 극단 설립 공약이 이번 용역에서 연결고리를 가질 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제주도는 지난 10월 서울에 소재한 사단법인 문화다움에 ‘제주도립예술단 활성화 및 중장기발전 방안’ 연구 용역을 의뢰했다. 과업기간은 총 4개월로 내년 2월께 최종안이 나올 예정이다.
제주도는 이번 용역에서 특별도 출범 후에도 도, 시립으로 개별 운영 중인 5개 공립 예술단체의 운영 체계를 비롯해 기관별로 상이한 단원 처우문제, 차별화된 공연 프로그램 마련을 위한 운영 활성화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살핀다는 방침이다. 타 지역 공립예술단 운영 사례를 조사해 제주 적용 방안을 찾고, 예술단원 인터뷰를 통해 이해 관계자들의 입장을 수합, 접점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현재 제주에는 제주도 문화예술진흥원이 운영하는 도립무용단과 제주시가 관리하는 교향악단·합창단, 서귀포시 소속의 관악단·합창단 등 모두 5개의 공립 예술단체가 운영되고 있다. 2006년 특별도가 출범했으나 단체 통·폐합에 따른 진통 우려와 지역·예술인 요청 등으로 실질적인 도립 전환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 단체의 한 해 운영비가 135억 원(270여명 규모)에 이르는 등 매해 적지 않은 예산을 소진하는 만큼 이제는 명확한 비전 아래 능동적으로 조직을 정비·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가장 우선되는 과제는 운영체계다. 일각에서는 서귀포 관악·합창단을 그대로 두고, 무용·교향악·제주합창단을 도 문화예술진흥원 소속으로 합치는 구조를 전망한다. 일단, 도는 예상 그림 없이 가장 효율적인 방안을 연구진으로부터 듣겠다는 입장이다. 통·폐합과 관련해서는, 특별자치도에 합창단을 복수로 둘 필요가 있느냐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단원들의 반발을 고려할 때 통폐합 카드를 꺼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각기 다른 급여체계에도 손질이 필요하다. 현재 각 단체들에게는 공무원 직급별 보수표를 준용해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단별로 초임 직급이 다르게 책정된 상태다. 내부에서는 위촉직 단원들에게 예술 경력 산정 없이 공무원 보수표를 일괄 적용하는 데 대한 불만이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상주공간에 대한 대안도 요구된다. 교향악단과 제주합창단은 제주아트센터 설립과 함께 지하공간에 상주를 시작했다가, 곰팡이와 습도 문제로 하귀1리 옛 제주농업기술센터로 이주한 바 있다. 우여곡절 끝에 최근 제주교향악단은 다시 제주아트센터로 옮겨갔지만 아토피 등 건강상의 문제를 호소하는 단원들이 있어 오래 정착하기에는 무리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이번 용역에서는 지휘자 임기 제한을 명확히 해 행정과 예술인 간 유착 의혹의 소지를 해소할 수 있는 적정한 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한, 용역 목표와 관련, 단 내부에서는 행정적 시각에서의 단순한 ‘시너지 효과’가 아니라 제주 예술단의 장기적인 비전을 토대로 합리적인 운영 동선을 짜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예술단 관계자들은 “이번 용역이 급여 체계 조정, 단 통·폐합 등 예민한 문제를 다루고 있어 단원들도 각각의 입장에서 촉각을 세우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중요한 것은 행정적 시각에서의 시너지 효과 창출이 아니라 도민들이 예술단의 존재를 가치 있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장기 비전을 제대로 짜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이번 용역에서는 지난 6·13 선거 기간 원희룡 제주지사가 공약한 도립 국악단과 연극단 설립에 대해 연구진이 어떤 구상을 내놓을 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당시 원 지사는 도립 국악단을 창단, 활성화해 국립국악원 분원을 유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제주 연극인들의 숙원인 극단 설립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도립극단을 통해 좋은 공연을 발굴, 지역관광자원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